검찰 조사에서 "다스가 내 것이면 아들에 5%만 주자고 하겠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지분을 아들 시형씨에게 안정적으로 물려주기 위해 청계재단을 설립했다는 의혹에 대해 "난센스"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강훈 변호사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청계재단 설립을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의 사망과 연결시키는 것에 화를 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청계재단이 실제로는 다스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다스 지분 48.99%를 차명으로 보유한 처남 김씨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자, 자신과 아들 시형씨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이를 상속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 재단 설립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김재정씨의 명목상 상속인인 부인 권영미씨 측의 이익을 포기하고, '실소유주'인 이 전 대통령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상속세를 다스 지분으로 물납하고, 청계재단에도 지분 5%를 출연해 재단을 통해 다스를 지배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검찰 수사의 결론이다.

이에 대해 강훈 변호사는 "2008년 광우병 사태로 정국이 소란스러울 때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 가장 먼저 나온 아이디어가 '대통령의 재산 헌납 약속을 실행함으로써 국민 인식을 바꾸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임기 중에 (완료)하려면 그때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며 "김재정씨가 건강하게 살아있었다고 해도 2009년에는 이 논의가 시작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과 김재정씨의 사망이 연결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 역시 검찰 조사부터 비슷한 주장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이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이 전 대통령은 "(재단 설립은)김재정씨의 사망과 관계가 없고, 너무 오래 미루니 의심받는다고 생각해서 약속 이행을 추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재정씨 재산의 상속 방안을 청와대 행정관들이 검토한 것에 대해서도 "사망이 확정되자 가족들이 걱정되고, 친인척 관리 차원에서 검토를 했을 수는 있다"며 "실제 유족이 당황하고 내용을 모르니 제가 도와줘야 한다는 분위기는 있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친형 이상은 회장이 차명 보유한 다스 지분 중 5%를 시형씨에게 상속·증여토록 하고, 5%를 청계재단에 출연토록 하는 방안이 담긴 'PPP(Post President Plan) 기획(案)' 문건도 보고받지 않았다고 검찰 수사에서 주장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제 것이면 아들에게 5%만 주자고 하겠느냐"며 "재단에 출연하는 5%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형님과 김재정씨의 동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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