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끝나는대로
통신 3사, 발주 절차 돌입

5G망 구축에 20兆 이상
삼성·노키아·에릭슨 경쟁

화웨이, 가성비 앞세워 공세
LGU+에 LTE장비 납품도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시작되면서 국내외 통신장비업체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경매가 끝나면 이동통신사들은 5G 장비 도입에 본격 나서야 한다. SK텔레콤과 KT가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채택할지 최대 관심이다. 4세대(LTE)망 구축 당시엔 LG유플러스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화웨이는 5G용 3.5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장비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발판 삼아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한다는 목표다. 기존 장비업체인 삼성전자와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은 수성(守城)해야 한다.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15일 시작한 5G 주파수 경매가 끝나는 대로 5G 통신장비 발주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망을 구축하려면 6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다. 세계 최초로 내년 3월 상용화를 하려면 늦어도 9월 말까지 장비 선정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통 3사는 LTE망 구축에 총 20조원가량을 투자했다. LTE 대비 기지국이 더 필요한 5G는 20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어서 장비업체들엔 ‘대목’이다. 세계 최초 5G 시장에 장비를 제공한다는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에 5G 통신장비를 납품하는 선례를 만들 경우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이통사들은 통상 3~4개 장비업체를 선정한다. 경쟁을 유도해 장비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 업체별 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은 삼성전자가 4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에릭슨과 노키아도 통신 3사에 장비를 제공해왔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에 LTE 장비를 공급하면서 한국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LG유플러스는 다시 화웨이 장비를 쓸 가능성이 크다. 5G 이동통신이 상용화하더라도 당분간은 LTE 장비를 함께 써야 하는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기기 호환성이 중요하다. LTE망에 화웨이 장비를 쓴 LG유플러스로선 5G망에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는 게 유리하다.

화웨이는 SK텔레콤을 새 고객으로 끌어들이려고 공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이통 1위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해 5G 장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화웨이의 경쟁력은 타사 대비 저렴한 가격과 앞선 기술력이다. 업계에선 화웨이 장비 가격이 타사보다 30% 이상 싼 것으로 보고 있다. 5G 관련 특허 출원 숫자에서도 선두권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4024건의 국제특허 출원으로 글로벌 기업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10%가량은 5G 관련 특허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은 화웨이가 지난해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28%로 1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에릭슨(27%), 노키아(23%)가 각각 2위와 3위, 또 다른 중국 업체 ZTE(13%)가 4위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3%에 그쳤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화웨이 본사(선전)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장비에 문제가 생겨도 하루 만에 엔지니어가 와서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는 다른 장비업체보다 고객사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맞춤 요청에도 적극 응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ZTE와 화웨이를 제재하거나 조사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를 통해 주요 정보가 중국 정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가 LTE망을 구축할 때도 미 정부의 우려로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일부 지역에선 화웨이 장비를 쓰지 못했다.

화웨이는 보안 우려에 대해 ‘문제없다’고 한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세계 17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보안사고가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신뢰가 가장 중요한 통신장비 회사가 고객사를 해킹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KT가 보편요금제 도입 등 정부의 잇따른 통신요금 인하 정책에 비용 절감으로 대응하려고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요금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화웨이 장비 도입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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