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정상회담 이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판문점 JSA 시범적 비무장 검토
동·서해지구 軍통신선 복구 합의
남북한 군당국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동해 및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 복구하기로도 합의했다.

남북 군당국은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김도균 육군 소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과 안익산 육군 중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이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남북 양측은 이와 함께 서해상 충돌 방지를 위한 2004년 6월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며 동해 및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 복구하는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2004년 6월4일 합의는 서해상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 활동 중지 및 선전 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다.
김 소장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전 9시35분께 통일각에 도착하자 안익산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5명이 로비에서 이들을 맞았다. 남북 수석대표들은 회담에 앞서 시작발언을 통해 덕담을 주고받았다. 김 소장은 사자성어인 ‘줄탁동시’를 인용하며 “남과 북 군사당국이 협력·합치해서 노력한다면 아마 좋은 결과를 충분히 맺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안익산은 회담을 일사천리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시작발언에서 거친 풍파를 이겨내는 소나무 정신을 거론하며 “우리 만남은 절대 역풍이 되지 말자. 오히려 선두주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회담이 판문점 선언을 이어간다는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회담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회담이 끝난 뒤 아쉬움을 밝히며 “다시는 이런 회담을 하지 말자”고 입장을 바꿨다. 또 마무리발언에서 “우리 시작은 회담 문화를 창조하고 속도에 있어서나 질의에 있어서나 내용에 있어서나 사실 모범 전투를 치러보자고 한 것인데 참 아쉽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남측 상황을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준비를 잘해 이런 일이 없게 하자”고 강조했다.

우리 측 김 소장이 “군사 분야의 현안 의제를 토의하는 과정은 진지하고 항상 어려운 문제”라고 말하자 안익산은 “다음 회담을 또 그렇게 하자는 소리는 아니겠죠. 그만합시다”라고 말했다. 안익산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부분에서 아쉬웠는지, 오전에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왜 이렇게 마무리됐는지 등 몇몇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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