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지사 당선자에게 정책마련 요구
조선업 위기에 제조업 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는 영남권 상공계가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경제 살리기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자리 창출과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행정의 최우선 순위로 삼아 시정과 도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다.

부산지역 상공계는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에게 지역경제 활성화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애로 사항의 해소를 요구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요청한 현안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와 북항 재개발지역 내 복합리조트 유치, 원전해체연구소 부산 설립, 보잉항공우주기술연구센터 유치 등이다. 동시에 부산시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 확대, 산업단지 외 공업지역의 건폐율 상향 조정, 원전 소재 지역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외국인 근로자 임금 관련 지침 개정, 경기취약업종 대출요건 완화 및 특별보증 지원 등도 건의했다.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은 “조선과 자동차산업의 부진으로 지역경제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제조업의 부활 방안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및 복합리조트 유치 등을 통해 부산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부산의 대표 산단인 녹산산업단지 가동률은 62.7%로 전국 평균 77.9%를 크게 밑돌고 있다. 철강 기업 가동률은 47.0%에 머물고, 조선 등이 포함된 운송장비 기업들은 50.4%로 전체 공장의 절반만 돌릴 뿐이다.

경남에서는 창원시 진해구, 거제, 통영·고성 등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에 대한 후속 조치 마련과 제조업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조선업에서 위기가 시작된 만큼 산업위기지역 지정을 지역경제 회생의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은 “위기를 맞은 제조업 중심의 경남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경제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아울러 경남지역 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경영 환경도 조성해 달라”고 건의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는 경남의 제조업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생태계로 혁신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노후 산단을 스마트산단으로 바꾸는 등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울산 상공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계 충격완화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은 “조선업 불황 심화에 따른 일자리 창출 전략과 남북한 경제협력 활성화 대책 마련도 뒤따라야 한다”며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해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상공인들은 포항 등 동해안권과 구미를 중심으로 한 중부권의 연구 기반을 활용해 경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달호 구미상의 경제조사팀장은 “구미5단지 기업 유치와 성공적인 분양을 통해 미래 산업을 육성하는 데 행정력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대구시가 추진해온 물 전기차 로봇 의료 등 신산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 조직 확대와 과제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자영업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대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한 점주는 “대구는 자영업 비율이 높아 서민경제가 더 힘들다”며 “자영업주를 위한 대책 마련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부산=김태현/울산=하인식/대구=오경묵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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