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국민의 선택

단체장부터 지방의회까지
보수당 '텃밭' 대부분 잃어

시대의 변화·민심 못 읽고
기득권 집착 '수구 보수'에
'진짜 보수'가 등돌린 결과

< 참패 책임지고… 홍준표·유승민 당대표 사퇴 > 14일 보수 정당 대표들이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연합뉴스

한국 정치사의 파란으로 기록될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서울 강남3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정당득표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전국 시·도의회를 민주당이 장악(과반수)했을 정도다. 자칭 ‘진보’의 힘만으론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보신과 임기응변으로 일관한 ‘수구 보수’를 ‘진짜 보수’가 심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개표 결과는 한국 보수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민주당이 17곳의 광역자치단체장 중 14곳을 차지했다. 기초단체장 226곳에선 151곳(66.8%)을 휩쓸었다. 지방자치의 ‘실핏줄’이라 할 수 있는 광역·기초 의회에도 온통 민주당 깃발이 꽂혔다.

전체 광역의회 의원 당선자의 78.5%, 기초의회 의원은 55.5%가 민주당 소속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도 민주당이 절반이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 일당 독주가 가능한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와 지방의회는 정치인을 배출하는 주요 통로다. 보수를 대변하는 자유한국당의 뿌리가 뽑혔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근식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보수당은 탈(脫)분단 시대, 경제적 불평등 해소란 패러다임 변화를 읽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냉전논리와 기득권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샤이 보수’로부터도 외면당했다는 지적이다.

개혁조차 보신의 논리에서 이뤄졌다. 과거 보수정권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지향 서울대 교수는 “영국 보수당은 300년 역사상 단 한 번 분열했다”며 “보수의 근간을 공유하면서 시대의 민심을 읽는 개혁을 끊임없이 해 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의 사퇴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한국당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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