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에 아이돌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빌보드 1위에 올라 화제가 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출판계에서도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다. 한국 음반 중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티어(LOVE YOURSELF 轉 ‘Tear’)’ 중 ‘매직숍’이란 곡이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판미동)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책은 출간된 지 2년 만에 이른바 ‘역주행’을 했다. 2년간 누적부수 7000부에 그쳤던 이 책은 방탄소년단 앨범이 발표된 이후 3만 부가량이 팔려나갔다. 온라인서점 예스24에 현재 자기계발 분야 종합 4위에 자리해 있다.

이 책 저자인 제임스 도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상을 받은 날 트위터에 “내 책에서 영감을 얻어줘 감사하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이돌이 특정 책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책의 베스트셀러 순위가 급상승하는 현상도 더러 발생한다. 예스24에 따르면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4월 팬미팅에서 최근 읽은 책으로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을 언급한 이후 1주일간(3월18~24일) 책 판매량이 전주 대비 172.3% 늘었다. 출간된 지 2년이 넘으면서 순위가 하락세였던 이 책은 아이린이 언급한 주에 다시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프로젝트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사진과 인터뷰가 수록된 《우리 기억 잃어버리지 않게》(아르테팝)는 지난 4월 말 예약판매가 시작되는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예스24의 올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3위를 기록한 이 책은 선제작한 8만 부가 모두 팔려 지금은 절판됐다. 워너원의 멤버 옹성우가 4월 공식 팬카페에 남긴 글에서 나희덕 시인의 《그곳이 멀지 않다》(문학동네)의 시 ‘푸른 밤’을 언급하자 1997년에 첫 출간된 이 시집은 예스24에서 1주일간(4월9~15일) 판매량이 전주 대비 1433.3% 늘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