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의 주요 성과가 나오는 목표 시점을 '2020년'으로 잡았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타임테이블'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우리는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앞으로 2년 반 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데 희망적(hopeful)"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심도 있는 검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도 이해한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2년6개월 동안 비핵화에 최종 마침표를 찍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미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북한 비핵화에 최대 15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속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도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해 심도 있는 검증을 강조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2년반에 달성할 '주요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까지를 뜻하는지도 관심이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향후 3~6개월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초기 단계 조치를 넘어서서 CVID에 준하는 조치들을 2년여간 끌어내려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우세하다.

이미 미국 조야에서는 핵물질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의 해체·폐기·국외반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핵 프로그램 신고, 국제검증단 사찰까지 폭넓은 이행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일정과 맞물려 '비핵화 로드맵'이 짜일 것이라는 정치적 관측과도 맥이 닿은 모양새다.

폼페이오가 언급한 앞으로 2년 반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의 남은 기간과 거의 맞아떨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4년 차까지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끌어내고, 이러한 외교적 성과물을 내세워 '재선 캠페인'을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내 하겠다는 뜻"이라고 확인했다.

관건은 폼페이오가 말한 '주요 비핵화의 목표시한'에 대해 북한이 얼마나 공감하느냐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마칠 타이밍의 시급성을 알고, 비핵화를 빨리 해야 함을 이해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고 낙관론을 폈다.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신속히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의미로 읽히지만, 북한과의 협의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기에 나온 발언일 수도 있다.

이런 정황들을 살피면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는 명시적으로 담기지 않았지만, 양측이 별도로 얘기한 비공개 내용이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른바 '구두합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미 "모든 것들이 다 최종 문서(미·북 공동선언문)에 담긴 것은 아니다. 최종 문서로 볼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들이 이뤄졌다"고 미묘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