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서로 다른 업종 기업 간 협력은 물론 같은 업종 기업들이 손을 잡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대처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입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철도 회사인 JR동일본과 일본우편은 소외지역 기차역사에 지역 우체국을 옮겨 역의 창구 업무를 우체국 직원이 담당하는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내년 봄까지 일부 지역에서 합동역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일본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인력 및 거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기차역사와 우체국을 일체화할 경우, 일본 많은 지역에서 사라진 역무원이 부활할 것이란 기대도 나옵니다. JR동일본의 경우, 자체 보유 1662개 역 중에서 706개 역이 무인역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본우편으로서도 우편업무를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인구가 적은 지방에선 우체국을 운영하는 것이 경영상 적잖은 부담이었는데 이 같은 고민을 상당부분 덜 수 있게 됐습니다. 역의 창구업무를 하청 받으면서 수수료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로 손해 볼 것이 없는 이종업종간 협력 뿐 아니라 동일업종내 기업 간 협조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일본 중소은행인 지바은행과 무사시노은행은 최근 도쿄 미나토구에 공동영업 거점을 마련했습니다. 두개의 응접실을 갖춘 공동 영업 거점에선 양사 직원이 상주하면서 도시 중소기업의 상담, 대출업무 등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고객 동의를 얻을 경우, 양사가 두 은행 고객의 정보를 공유해 공동으로 기업을 방문하는 방안도 고려중입니다.

사실 일본 지방은행들의 통합과 협력 사례는 새로운 소식이 아닙니다. 은행내 점포 통·폐합은 물론 지방 은행 간 결제시스템 공동이용도 흔한 모습입니다. 다이와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지방 은행 간 합병이나 제휴가 총 21건 있었고 이중 8건이 2016년 이후 발생했습니다.

정부 차원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일본 금융청은 은행 점포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복수의 은행이 공동점포를 만들기 쉽도록 지침을 변경키로 했습니다.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일본 은행들의 점포 감소에 대응하고, 은행들이 돌아가며 평일 휴업을 할 수도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일본의 경제상, 사회상을 얼마나 바꿔나갈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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