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금융상품 정보탐색

넘치는 정보에 소비자들 혼란
직접 고르기보다 타인 추천 의존

분명한 목표설정부터 생각하고
두 개 이상 정보원을 비교해야

장경영 <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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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Too Much Information: 지나치게 많은 정보), 안물안궁(안 물어봤다, 안 궁금하다)’

정보 홍수에 대한 반발심이 담긴 신조어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으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정보에 사람들의 피로감은 커졌다. 너무 많은 정보는 소비자에게 ‘선택 대안 과부하’ 문제를 안겼다. 선택 대안이 쏟아지면서 비교가 기쁨이 아니라 고역이 됐고, 선택의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워졌다.

정보의 범람과 이로 인한 소비자의 혼란은 금융상품 분야에서 특히 심하다. 금융상품은 구조가 복잡한 데다 과거 성과가 미래 수익을 담보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선택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적지 않은 소비자가 직접 정보를 탐색하기보다 판매인의 추천을 따른다. 스스로 금융상품 정보를 찾아보려고 마음 먹었다가도 ‘괜히 시간만 허비하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에 손쉬운 선택을 한다. ‘내가 찾은 정보로 섣불리 투자하면 손실이 클 텐데, 판매인은 나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은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한다.

사정이 이렇다 해도 정보 탐색을 도외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의 바다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정보를 찾아내려는 노력이 있어야 효율적인 자산 불리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융상품 정보 탐색이 어떤 단계로 이뤄지고 각 단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부터 살펴보자. 이를 통해 성공적인 정보 탐색을 위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금융상품 정보 탐색은 ①탐색과업 설정 ②정보원 탐색 ③내용 이해 ④정보 여과 ⑤종합 등 5단계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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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단계에선 자신이 왜,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왜’는 △투자방법(적립식, 거치식) △원금보장 여부 △투자기간 등을 가리킨다. ‘어떤 정보’는 ‘왜’에서 결정한 내용에 따라 달라진다. 적립식으로 원금을 보장하는 3년짜리 상품이라면 적금 이자율 정보를 찾아야 한다. 적립식인데 원금 비보장 3년짜리 상품이라면 펀드 정보를 탐색해야 한다.

문제는 ①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은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 ‘성공적인 정보 탐색을 위해 우선적으로 찾아야 할 정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토로한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분명한 목표 설정이 답이다. 언제까지 얼마의 돈을 모을지부터 생각하라는 얘기다. 막연하게 ‘빨리 많은 돈을 모으겠다’는 식은 곤란하다. 자기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목표를 세우면 절반 이상은 성공한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②~⑤단계에 달려 있다. ②단계는 정보원 탐색이다. 펀드의 경우 사람들은 어떤 정보 소스를 많이 활용할까.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펀드 상품을 구매한 성인 456명이 펀드 상품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한 정보원은 은행 지점이었다.

금융거래를 위해 그나마 손쉽게 만나는 사람인 은행 창구 직원에게서 펀드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것이다. 이어서 상품 리플렛, 포털 사이트, 신문기사, 은행 홈페이지 등의 순이었다.

②단계에서 겪는 어려움은 ‘어떤 사람이 내게 도움을 줄 정보원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찾으려면 두 개 이상의 정보원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은행 직원의 추천을 받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찾아보거나, 다른 금융상품 판매인에게 확인해보는 식이다.

믿을 만한 정보원을 찾았다면 거기서 얻은 정보를 이해하고(③단계), 필요한 정보만을 추려내(④단계), 종합적인 판단(⑤단계)을 내려야 한다. 이쯤 되면 많은 사람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불만을 쏟아낸다. 그렇다.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금융상품 소비자라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소비자가 갖춰야 할 역량을 ‘특정 맥락의 복잡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키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금융상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복잡한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키는 금융소비자가 돼 보자.

‘아니, 난 그런 역량 관심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에겐 이런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예전엔 가족을 위해 돈벌이에만 전념하느라 살림을 아내에게 맡긴 중년 남성이 많았다. 그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옷이나 신발을 혼자서 합리적으로 구매하지 못했다.

왜냐고. 그런 소비에 필요한 역량에 관심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옷을 사려면 어디서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하고, 어느 정도면 합리적인 구매인지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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