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무드가 몰고 올 '큰 장' 대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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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과 화해에 물꼬가 트이면서 경협 수혜주에 투자하는 ‘통일펀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 경협 확대로 한국 증시 전반에 새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로 직접적 수혜를 볼 건설 건자재 시멘트 철강 등의 업종부터 전력과 가스 등 유틸리티, 음식료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 호재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잇따라 통일펀드를 내놓으며 남북 경협이 몰고 올 ‘큰 장’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통일펀드는 두 개뿐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론’을 계기로 2014년 나온 ‘신영 마라톤통일코리아’ 펀드와 ‘하이 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다.

북한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지난해 통일펀드들은 수난을 겪었다. 하이 코리아통일르네상스 펀드는 설정액이 늘지 않아 청산을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해빙 무드로 급반전하고 경협 수혜주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용업계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신영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은 기존 펀드를 재정비해 선보였다. NH아문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등은 새 통일펀드를 잇따라 내놨다. 사모펀드계의 강자 라임자산운용도 사모형 통일펀드를 출시했다.
남북 경협은 다양한 업종의 기업에 호재가 되는 만큼 수익을 낼 기회도 많다는 게 운용업계의 분석이다. 인프라 분야가 대표적이다. 북한의 낙후된 현실을 고려했을 때 대규모 개발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건축·토목 관련주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력과 가스플랜트, 철도, 도로와 항만시설 관련주 등도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음식료와 의료 등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업종으로 꼽힌다. 북한의 식량 부족과 주민의 열악한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의 진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북한 지역의 내수시장이 커지면 국내 금융업, 유통업 등도 신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

개별 업종을 떠나 한국 증시 전반에도 호재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지정학적 위험은 그간 글로벌 금융투자업계가 한국 주식시장을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한 요인 중 하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0배 수준으로, MSCI 신흥시장 지수 평균(15배)에 비해 약 30% 할인돼 있다. 이 요인이 해소되면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로 더 빠르게 추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경협과 통일은 단기 테마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를 이끌고 갈 새 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협주들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경협은 이제 막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라며 “진정한 경협 수혜주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진행 단계에 따라 실질적 수혜주들이 발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경협주 투자의 위험 요소다. 경협 관련주는 국제정세 변화나 경협 추진 단계에서의 시행착오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을 보인다. 수혜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종목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운용사의 종목 선별과 운용 전략, 리스크(위험) 관리 방안 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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