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국민의 선택 - PK 표심

부산·울산시장, 경남지사

PK 보수 민심 급속 이반에
'힘 있는 여당 후보론' 먹혀

김경수 '드루킹' 논란에도
'문재인의 복심' 내세워 승리

꾸준히 인지도 쌓은 오거돈
'친박 서병수' 끌어내려

8전9기 '오뚝이 승리' 송철호
울산 노동자 전폭 지원 받아
부산 울산 경남 등 ‘PK 벨트’는 한때 자유한국당을 지탱하는 기둥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승리했다. 민선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1995년 이후 이 지역에서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가 배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 이상 부·울·경이 보수 진지가 아니란 얘기다. 정치권에선 2년 전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구 민주당 의원이 8명이나 배출된 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진 등 PK 지역 민심 이반은 예견된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힘있는 여당 후보론’이 먹혀들었다는 해석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당선이 유력해지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택받은 ‘힘있는 與 후보론’

경남지사 선거는 현 정권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김경수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드루킹 사건(인터넷 댓글조작)’으로 야권으로부터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경수 후보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결과 시종일관 우위를 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찰떡 호흡’을 강조하며 정부 여당으로부터 경남 발전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이른바 ‘여당 후보의 강점’을 강조한 것이 득표전에서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계 입문 후 단 한 차례도 져 본 적 없는 ‘선거의 귀재’ 김태호 한국당 후보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그는 1, 2위 간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를 좁히면서 따라붙었다. 드루킹 사건도 김경수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김태호 후보에 대한 한국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졌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전임 지사로 재임했던 곳이라 김경수·김태호 후보의 맞대결은 ‘문재인 대 홍준표’의 대리전 성격도 있었다.

민주당은 드루킹 악재에도 당력을 총동원해 김경수 후보를 밀었다. 그는 부산과 울산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영남권 ‘리딩 후보’였기 때문이다. 미·북 정상회담 등의 이벤트로 인해 드루킹 사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도 김경수 후보에겐 행운이었다.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꾸준한 출마로 인지도 높인 오거돈
부산시장 선거에서 한국당의 고전은 예견된 상황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거돈 민주당 후보는 공천시즌 전부터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네 차례나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며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온 것이 부산시민들의 표심을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도 전통적인 한국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었다. 현역 시장인 서병수 한국당 후보가 4년 전 당선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한국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던 부산은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민주당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경남의 민주당 돌풍이 인접 지역인 부산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에서도 ‘힘있는 여당 후보론’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서 후보가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고 했던 ‘여당 후보론’이 부메랑이 됐다는 것이다. 부산시민들은 이번에도 새로 여당이 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줘 지역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전략적 투표’를 했다는 분석이다.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당선 확정 소식에 환하게 웃고 있다. /경상일보 제공

◆‘오뚝이 승리’ 송철호

공업도시이자 근로자 인구가 많은 울산 표심도 민주당으로 향했다. 울산도 민주당 출신 시장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이었다. 라이벌이던 김기현 한국당 후보는 여러 차례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을 갖춘 노장이었다.

송철호 민주당 후보는 여러 차례 선거에서 패배한 후 첫 승리의 영광을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게 됐다. ‘8전 9기’의 오뚝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유다. 늘 고전했지만 이번 선거는 달랐다. 송 후보는 강력한 여권 지지율에 힘입어 선거기간 내내 순풍이었다. 특히 울산지역 근로자 계층 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송 후보를 따라잡기 위해 공세를 펼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높은 여당 지지율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장직을 내줘야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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