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민 서울대병원 교수

"일반담배와 똑같이 규제해야"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논란이 더 해롭냐, 덜 해롭냐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궐련형 전자담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이철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사진)는 궐련형 전자담배 논란을 두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의대를 나온 이 교수는 대한금연학회 교육이사를 맡아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금연클리닉도 담당하고 있다.

이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회사들은 유해물질의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적다는 점을 들어 덜 해롭다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며 “하지만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담배가 암과 심혈관질환 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서는 2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표적 궐련형 전자담배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일본에서 2014년 11월 첫 판매된 만큼 현재로선 정확하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는 “담배회사들이 일명 ‘순한 담배’로 덜 해롭다는 주장을 했던 저타르·저니코틴 담배도 20년에 걸친 조사에서 덜 해롭다는 근거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도 객관적인 증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문구 등을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 등장으로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감소하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금연치료 지원사업 등록자 수는 지난해 1월 4만7797명에서 올 1월 3만4516명으로 27.7% 줄었다. 국가금연지원센터가 집계한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도 같은 기간 5만1450명에서 4만754명으로 20.8% 감소했다. 아이코스는 지난해 5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됐다.

이 교수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금연이 필요한 사람들조차 금연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공중보건의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유해물질 함량이 줄었다는 점을 내세워 본질을 계속 흐릴 것”이라며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똑같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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