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더힐' 방식…341가구 내달 2일 청약

6360만원 vs 4000만원대…HUG와 접점 못 찾아
3.3㎡ 보증금 4500만원선, 가구당 33억~48억원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신축 중인 최고급 주거시설 ‘나인원 한남’ 조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 분양’ 방식을 채택했다. /대신F&I 제공

서울 한남동의 고급주택 단지 ‘나인원 한남’을 개발하고 있는 대신F&I가 개발 방식을 ‘임대 후 분양’으로 최종 확정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원하는 수준으로 분양가를 낮추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서다. 일단 임대로 공급했다가 4년 뒤 주변 시세에 맞춰 일반분양을 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 후 분양’ 전격 전환

서울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신축 중인 최고급 주거시설 ‘나인원 한남’ 조감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 후 분양’ 방식을 채택했다. /대신F&I 제공

12일 대신F&I는 HUG와 나인원 한남의 ‘임대 후 분양’을 위한 보증 협의를 완료하고 보증서 발급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보증서 발급이 완료되면 이달 용산구청에 임차인 모집을 위한 신고를 마친 뒤 오는 26일 공급내역을 확정할 계획이다. 임대를 위한 청약은 다음달 2일 받을 예정이다. 최소 임대의무 기간인 4년 뒤 분양으로 전환한다는 게 대신F&I의 계획이다. 나인원 한남 인근의 ‘한남더힐’도 이 같은 방식을 따랐다.

나인원 한남의 3.3㎥당 임대료는 평균 4500만원 선이다. 가구당 임대보증금 규모가 33억∼48억원 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를 마무리하면 임대보증금으로 약 1조300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1조4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 총사업비를 대부분 충당할 수 있다.

나인원 한남은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설 고급 주택단지다. 한남대교만 건너면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되고 강남까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주변에 용산국제업무지구, 유엔사부지, 한남뉴타운 등 각종 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미래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분양도 무난하게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단지는 총 341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면적 247.5㎡ 174가구, 293.7㎡ 114가구, 333.3㎡ 43가구, 297㎡ 10가구 등이다. 롯데건설이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말께 완공할 예정이다.
분양가 규제 피하기 위한 행보?

대신F&I는 당초 작년 12월까지 일반분양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HUG가 분양 보증을 해주지 않아 사업을 계속 미뤘다. 30가구를 초과하는 아파트 단지는 주택법에 의해 HUG로부터 분양 보증을 받아야 한다. 대신F&I는 분양가를 역대 최고인 3.3㎡당 6360만원으로 적어냈다. 인근 고급주택 한남더힐(600가구)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했다. 그러나 주변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HUG는 분양 승인을 거부했다. HUG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격의 110%를 초과하면 보증을 거절하고 있다. HUG는 분양가를 3.3㎡당 4000만원대로 내릴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대신F&I는 ‘임대 후 분양’과 ‘후분양’을 놓고 손익계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 후 분양을 택할 경우 임대 후 최소 임대의무 기간인 4년 뒤 일반 분양으로 전환하면 HUG의 보증 없이 주변 시세에 따라 분양할 수 있다. 반면 4년 동안 고가 주택들을 보유해야 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후분양을 할 경우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공정의 80%가 완료된 시점에서 분양에 나설 수 있어 당장 분양 보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후분양을 시작할 수 있는 내년 초까지 PF에 따른 대규모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지난달 20일께 PF 주선사인 NH투자증권과 6개월 만기 6500억원 규모의 브리지론(단기 대출) 계약을 체결한 뒤 대신F&I의 신용등급이 최근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된 터라 후분양의 단점이 더욱 부각됐다. 대신F&I 관계자는 “등급 강등으로 후분양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면 이자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어 임대 후 분양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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