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업체에 위협당하는 삼성

글로벌 점유율 20%대 초반 '뚝'
인도에선 샤오미에 추월당해
중국선 점유율 1%대로 추락

스마트폰 하드웨어 상향평준화

트리플 카메라·지문인식센서 등
中 업체가 삼성보다 먼저 내놔

삼성전자가 2014년 미래 스마트폰으로 소개한 폴더블폰 콘셉트 영상. /한경DB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하드웨어의 상향평준화로 선발주자들과 후발주자들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면서 스마트폰 1위 업체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을 앞당겨 연내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로 한 데는 이런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폴더블폰이라는 새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초격차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올해 점유율 20% 밑으로 떨어질 것”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2.6%로 애플(15.1%)과 화웨이(11.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추세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마트폰 시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 대에서 15억 대 규모로 커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연간 3억2000만 대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자연히 점유율은 떨어졌다. 2013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2.3%였지만 지난해에는 21.2%까지 미끄러졌다. SA는 “삼성전자의 올해 시장점유율이 20%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고급화 전략을 통해 10% 중반대 점유율을 꾸준하게 기록하고 있다. 아이폰X(텐)처럼 1200달러에 이르는 고가 제품으로 올해 1분기에만 158억달러(약 17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77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중국 업체들이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국이 된 셈이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을 시작으로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은 물론 유럽에서도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중국 시장 내 삼성전자 점유율은 1% 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꺾은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중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스마트폰업체 트랜션은 작년 아프리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유럽에선 화웨이와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추격 중이다.

‘세계 최초’ 잇따라 내놓는 中 스마트폰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1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하드웨어 경쟁력이다.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 메모리 등 기본적인 하드웨어의 성능이 타사보다 뛰어났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처럼 ‘패블릿(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시장을 창출한 제품도 있었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엣지 디자인도 삼성전자가 주도했다.

그러나 업체 간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상향평준화하면서 이 같은 모습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오히려 중국 업체들이 새 기술을 삼성전자보다 앞서 선보인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세계 최초’를 차지하기 위해 검증이 끝나지 않은 기능을 서둘러 채택한다는 지적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위기신호’로 받아들여지기 충분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샤오미가 발표한 Mi8(미8)의 고급형인 미8 익스플로러 에디션에는 세계 최초로 지문인식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화면 하단 아무 곳에나 손가락을 대면 스마트폰 잠금이 해제된다. 비보가 12일 공개하는 넥스(NEX)는 전면 카메라를 팝업식으로 만들어 풀스크린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지난 4월 출시된 화웨이의 P20프로는 후면부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기기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기기에서도 영향력을 높이고 있어 차별화 대책이 필요하다”며 “삼성이 폴더블폰으로 애플과 같은 고급화 전략을 펼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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