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탄력적 근무제 등 보완 시급
다음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건설현장에서 총 공사비가 최대 14.5% 늘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증가가 아파트 분양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건설업 특성을 감안해 1년 단위의 탄력적 근로제 허용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37개 현장을 대상으로 한 모의실험 결과를 담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건설정책과제’ 연구보고서를 11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을 때 각종 비용을 산출한 결과, 총 공사비가 평균 4.3%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기능인력의 직접노무비는 8.9%, 관리자 충원으로 인한 간접노무비는 12.3%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사 유형을 발주자별, 공종별, 사업규모별로 구분해 봤을 때 공공공사와 토목공사, 100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각각 최대치인 14.5% 상승이 예상됐다. 같은 항목에서 직접노무비도 최대 25.7% 늘어나고, 간접노무비는 최대 35.0%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은정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근로자가 늘어날 경우 작업의 효율성 저하로 생산성까지 떨어질 것을 감안하면 건설사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공사비 증가는 아파트 등 건축물에 대한 분양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근로시간 단축 개정안의 단계별 적용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력 수급 및 인력 증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건산연이 10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본사 기준)의 34.0%가 ‘공사기간 및 공사비 증가’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어 ‘공사비 증가로 경영상태 악화’(33.1%), ‘발주기관의 근로조건 변경에 대한 무관심’(16.8%), ‘근로자 고용의 어려움’(12.1%) 순이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근로시간 단축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기업 규모별로 유예기간을 둔 우리와 달리 일본은 건설업에 대해 5년의 유예기간을 줘 발주자와 시공자 모두 시간 외 근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최 부연구위원은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은 근로시간 단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앞으로 발주하는 신규 공사는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을 고려해 적정 공사비 및 공사기간을 산출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2주에서 최대 3개월로 제한돼 있는 탄력근로제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 한 사업단위별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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