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오보로 2.6일에 한번꼴 회항
작년 정보료만 14억 지불했지만
기상청, 이달부터 사용료 2배로
항공업계 반발…곧 행정소송
지난달 18일 오후 5시께 제주공항 인근 상공. 에어부산 8307편 기내에서는 “착륙을 포기하고 광주공항으로 회항한다”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해무(바다 안개)가 짙게 깔려 안전하게 착륙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해무가 걷힐 때까지 광주공항에서 대기한 8307편은 이날 밤 9시5분이 돼서야 제주에 도착했다. 한 탑승객은 “원래 오후 4시 울산에서 출발해 오후 5시10분 제주에 도착하는 비행기였다”며 “어떻게 두 시간 뒤 날씨도 못 맞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항공기상청은 제주공항의 기상을 ‘착륙 가능한 날씨’라고 예보했다.

11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국내 공항에서 기상 오보로 인한 회항 편수는 2015년 114편, 2016년 179편, 지난해 127편 등 3년간 총 420편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2~3일에 한 번꼴로 기상청의 오보로 회항하는 항공편이 나온 것이다. “기상청 예보의 질을 높여 달라”는 항공업계의 요구가 거센 배경이다.

항공기상청은 바람, 기온, 기압 등 각 공항의 기상 정보를 항공사에 제공한다. 항공사는 국제선 항공기가 국내 공항에 착륙할 때마다 항공기상정보료를 낸다. 하지만 예보 적중률이 높지 않은 데다 정보의 활용도도 낮다는 비판이 많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기상 자료 13개 중 항공사가 100% 활용하는 정보는 정시관측, 특별관측, 공항예보 등 3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일 항공기상정보료가 기존 6170원(1회 착륙 기준)에서 1만14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항공업계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2005년 4850원, 2010년 5820원, 2014년 6170원으로 책정됐던 항공기상정보료가 이처럼 급작스럽게 오른 것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내 항공사와 외항사가 낸 항공기상정보료는 총 14억1000만원이었다. 기상청은 항공기상정보의 원가에서 항공사들이 내는 비용이 7%에 불과하고 나머지 93%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기상정보료 인상에 반발해 다음달 법원에 행정소송을 낼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상정보료를 한국처럼 항공사로부터 별도 징수하는 국가는 북한, 우즈베키스탄, 알바니아 등 11개국에 불과하다”며 “기상청이 서비스 개선 없이 사용료만 올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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