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 - '예상밖 접전' 대구시장

임대윤·권영진 박빙 승부에
시민들 "이런 건 난생 처음"

"김부겸 나왔으면 디비졌다"
"한국당이 수성" 의견 많아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가 팔달교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권영진 후보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도 ‘파란 바람’이 이리 쎌 줄 몰랐던기라.”

대구 동구 지저동에 사는 김모씨(51·자영업)는 선거를 이틀 앞둔 대구 민심을 이렇게 요약했다. 방심한 한국당과 준비 안 된 민주당 모두 완승을 자신하기 어려울 것이란 나름의 판세 분석이다. 11일 대구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여론조사에서 이처럼 초박빙 결과가 나온 건 처음”이라며 섣부른 예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총 여섯 번 치른 역대 지방선거에서 대구는 늘 ‘보수의 성지’였다. 민선 7기를 뽑는 ‘6·13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기록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출마로 돌아서면서 대구만은 한국당이 수성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KBS 등 방송 3사가 칸타퍼블릭·코리아리서치센터·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2~5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는 이변을 예고했다. 임대윤 민주당 후보(26.4%)가 권영진 한국당 후보(28.3%)를 표본오차 범위 내에서 바짝 추격하는 것으로 나왔다.
수성구에 사는 직장인 서모씨(32)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어서 이번에도 민주당 후보를 밀 생각”이라며 “민주당 후보가 특별히 좋아서가 아니라 한국당이 너무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정모씨(64·자영업)는 “김부겸(행안부 장관)이 나왔으면 100% 당선일 텐데 후보로 안 낸 걸 보면 민주당도 확실히 이기겠다는 생각은 안 한 것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이 좀 더 준비했더라면 대구도 확실히 뒤집어졌을 것이란 아쉬움이 묻어났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오른쪽)가 대구공항에서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대윤 후보캠프 제공

파란 바람 돌풍에 대해선 한국당이 가장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권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이긴 뒤에도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시장직으로 돌아왔을 정도다. 당연히 이길 것으로 계산하고, 선거운동을 소홀히 한 셈이다. 대구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매일신문 여론조사와 방송 3사 조사에선 박빙으로 나왔지만 브레이크뉴스의 유선전화 조사에서는 권 후보가 20%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마 중간 정도인 10%포인트 안팎의 격차가 있을 것 같은데 막판 1주일 간 누가 치열하게 선거운동을 했느냐가 최종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빨간색 일색으로 찍는 ‘줄투표’ 현상이 대구에선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구에 사는 김모씨(53)는 “아들이 사전투표를 했는데 시장은 A당, 구청장은 B당을 찍었다고 하더라”며 “과거처럼 한 정당을 몰아서 찍는 줄투표가 사라지고 유권자들이 인물과 당을 고르게 안배하는 전략적 투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6.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샤이 보수’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투표 당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19대 대선 때만 해도 대구는 사전투표에선 투표율이 가장 낮았지만 정작 당일 투표율은 가장 높았다. 남구 봉덕동에 사는 강모씨는 “친구들 얘기를 종합해 보면 박빙이라고 하는데 결국에는 권 후보가 이기지 않겠냐고들 한다”며 “한국당이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구시장을 민주당이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박동휘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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