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조업이 희망이다

디지털 무장한 중소기업
대기업과 임금격차 줄여

스마트팩토리 도입한다며
장비 수입해선 도움 안돼
“더 이상 과거의 굴뚝산업이 아니다.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변한 제조업이 정부가 수년간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사진)은 국내 제조업 연구 분야의 최고 석학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수십 년간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는 데 몰두해왔다. 김 소장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극적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7~8년간 고용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눈에 띄지만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은 국내 제조업이 발전해온 이후 처음”이라며 “디지털화된 중소 제조업체들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면서 대기업과의 간극을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대기업이 디지털화된 제조업 환경에서 중소 제조기업을 단순 하청업체 및 납품회사가 아니라 협업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여러 대기업에 납품할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조업의 변신이 산업계 양극화 해소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제조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을 들었다.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렌즈 제조 공정은 선진국이나 후발국이나 큰 차이가 없다”며 “대신 영상정보기기에 연결시켜주는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우수한지가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 같은 제조업 환경 변화에 맞춰 정부와 사회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업무 지식과 소프트웨어의 융합이 필요한데 정부는 소프트웨어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단순 코딩 인력만 양성하고 있다”며 “제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산업적 지원을 병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공장도 비슷한 식이다. 김 소장은 “독일은 제조업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면서 생산라인 인력이 줄었지만 관련 장비와 소프트웨어 분야가 커지면서 전후방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고용도 늘었다”며 “반면 한국은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다면서 장비와 소프트웨어는 독일 등에서 사오는 식이어서 연관 산업 발전이나 고용 창출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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