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확장 줄줄이 난항…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CEO의 호소

시간마다 택시 수요·공급 불균형
AI 분석 스마트호출·즉시배차
공들여 준비했는데 규제·업계 반대

서비스, 시장서 평가받게 해야
목표보다 이용자 20~30% 많아
日 재팬택시와 하반기 서비스

“우리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교통과 이동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정보기술(IT)로 해결해보고 싶어서입니다. 그저 ‘돈만 벌려 한다’고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규제를 더 만들어 막자’는 쪽으로 가는 게 당혹스럽고 속상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는 스마트폰 교통 앱(응용프로그램) ‘카카오T’(옛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정주환 대표는 최근 공들여 준비한 신사업이 줄줄이 난항을 겪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 대표는 “IT 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용하고 시장에서 판단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카카오T는 올 3월 인공지능(AI) 분석으로 배차 확률을 높인 ‘스마트호출’과 근처의 빈 택시를 무조건 잡아주는 ‘즉시배차’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콜비(1000원)보다 높은 2000~5000원 안팎의 이용료를 받는 대신 대기시간을 확실히 줄인다는 구상이었다. 2월에는 카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럭시의 지분 100%를 252억원에 인수했다. 택시 공급이 부족한 시간대엔 고객들이 카풀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낮엔 택시가 남아돌고 출퇴근시간대엔 택시 타기가 너무 힘든 것은 수요·공급의 심각한 불균형 때문”이라며 “이런 불균형이 발생했을 때 대안으로 시도한 것이 스마트호출, 즉시배차, 카풀 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중 술술 풀리는 계획은 하나도 없다. 국토교통부는 유료호출 이용료와 관련해 콜비 규정을 준수하라는 ‘권고’로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결국 스마트호출은 1000원만 받기로 했고, 즉시배차 서비스는 무기한 연기했다. 카풀 사업은 전국택시노조를 비롯한 택시단체 네 곳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국회에는 카카오 같은 회사가 ‘택시운송중개사업자’로 등록해 정부의 요금 지도 등을 받도록 하는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정 대표는 “탑승객은 물론 택시업계, 정부 측과 꾸준히 의견을 주고받은 뒤 가장 우려가 작은 수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규제가 없는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추가로 규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시작한 스마트호출의 누적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 당초 목표보다 20~30% 많다”고 밝혔다. 신속한 택시 호출에 ‘지급 의사’가 있는 소비자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한때 카카오T에는 목적지 옆칸에 숫자를 몰래 적어넣는 식으로 ‘웃돈 호출’이 가능했다. 당시 추가요금을 기입한 이용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5000원’을 입력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카카오T는 택시 호출에 이어 고급 리무진 택시(카카오블랙), 대리운전(카카오드라이버), 주차 등으로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앰뷸런스가 접근할 때 내비게이션을 통해 인근 운전자에게 전파하고, 카카오택시에서 모인 데이터로 버스정류장 추가 설치가 필요한 지점을 정부에 제안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교통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해외 승차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미국), 디디추싱(중국), 그랩(싱가포르), 고젝(인도네시아) 등과 비교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지적에 “출발이 늦었고 규모도 작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내비게이션 앱(카카오내비)과 연동한 강력한 교통데이터는 디디추싱, 그랩보다 앞선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까지 종합적인 스마트 모빌리티(이동)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이후 내년부터는 수익 면에서도 본격 성장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 일본 최대 택시업체인 재팬택시와 제휴하고 카카오T를 동남아시아에서 쓸 수 있도록 제휴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임현우/김주완 기자, 사진=김영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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