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 열도 곳곳에서 ‘거품 경제’ 시절의 특징들이 재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1980년대의 상징인 초대형 디스코장이 재개장하는가 하면 스키장 등 고급 리조트가 새로 문을 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외제차와 고급 사치품 판매도 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일본 전역에 광범위하게 일반화된 현상은 아니어서 ‘국소 거품(局所バブル)’이라는 용어로 일본 언론들은 표현하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17년 9월 교토에 대형 디스코장인 ‘마하라쟈 기온’이 들어섰습니다. 교토에선 21년 만의 ‘부활’이라고 합니다. 옛날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기 위해 밤 11시 이후부터 중장년층들이 적잖게 방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마하라쟈는 1982년 오사카에서 시작해 1984년 도쿄 부촌인 아자부주반까지 진출한 ‘거품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입니다. 1990년대 초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디스코장도 문을 닫았지만 다른 회사가 상표권 획득해 2010년 도쿄 롯폰기에 재개한 후 현재 일본 5개 장소에서 프랜차이즈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고급 스키장도 오랜만에 일본에서 새로 들어섰습니다. 지난해 12월 효고현에서는 신설 스키장 ‘미네야마 고원 리조트 화이트파크’가 오픈했습니다. 14년 만에 일본에 들어서는 대형 스키장이라고 합니다. 도큐부동산그룹은 올해 유명 관광지인 가루이자와에 17년 만에 회원제 리조트를 개업키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고급 외제차 판매도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고급차의 대명사 롤스로이스의 판매 대수는 2016~2017년에 1991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200대를 넘어섰습니다. 다이마루마쓰자카야백화점의 경우엔 올 3~5월에 미술품, 시계, 보석 등 1000만 엔(약 1억 원) 넘는 고액상품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60%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시계 판매량이 3~4배 급증했다는 설명입니다.

이처럼 일본에서 ‘거품 경제’때와 유사한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주식시장 활황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부유층의 씀씀이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닛케이225지수는 올 1월에 1991년 이후 26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도쿄 긴자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올 들어서만 26%상승하며 1992년도 당시의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경제에 다시 ‘거품’이 끼는 것일지, 아니면 일시적·일부 지역만의 현상일지 조만간 결과가 나올 듯하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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