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수원 사장

"우리도 공동사업 수행자
하도급만 할 수 없어
체코·폴란드 적극 공략"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사진)이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모회사인 한국전력공사가 아니라 한수원이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 7일 신고리원전이 있는 울산 울주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까지는 ‘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움직이기로 하고 대외창구를 한전으로 했지만, 앞으로 한수원이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전 수출 사업은 한전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한수원은 운영 관리 등 한전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정 사장은 “공동사업 수행자인데 한전이 위에 있고 우리가 하도급이 되는 분위기는 싫다”며 “원전 경쟁력 등 수출 역량은 원래 한수원이 갖추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수원이 독자적인 수출 역량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을 갖추고 원전 수출 전선의 맨 앞에서 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취임한 정 사장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행정고시 26회)으로 지난 정부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을 지냈다.
정 사장은 “체코 이후 벌어지는 대부분 수출 전선에서 한수원이 맨 앞에서 뛰어다닐 것”이라며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필리핀 등 전략시장 원전 수주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체코전력공사는 체코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부지별로 100만㎾ 이상 원전 1~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한수원, 러시아 로사톰,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6개사가 2016년 예비입찰서류를 제출해 심사 중이다. 정 사장은 “필리핀 원전 수출에도 현지 주민 수용성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먹겠다”며 “6일 필리핀 장관을 만나 원자력 발전을 재개한다는 확답도 받았다”고 했다.

한수원의 운영 방향에 대해 정 사장은 “지난 35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수원을 하드웨어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모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전 운영기술 등 소프트웨어를 적극 개발해 한수원을 에너지 종합 컨설팅 회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공사처럼 세계적인 운영회사를 설립해 한국 원전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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