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마을 단독주택 땅값 급등
1년 새 3.3㎡당 200만원 올라
선사·서원마을도 1500만원 안팎

한강 가깝고 텃밭 비율도 높아

왼쪽으로 아파트 단지가, 오른쪽으로는 산이 보이는 강동구 암사동 서원마을 전경. 김형규 기자

8일 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역을 나와 10분가량 걷자 선사사거리에 도착했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단독주택 마을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암사동 선사유적지 주변에 자리잡은 선사마을, 양지마을, 서원마을이다. 서울 거리를 가득 메운 공사 소음과 선거 방송 등 도시의 소리가 잦아들었다. 대신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가 그 자리를 채웠다. 8호선 별내선 연장구간 공사가 진척되면서 역세권에 편입되는 양지마을 집값은 지난 1년 새 3.3㎡당 200만원 가까이 급등했다.

◆8호선 연장 수혜

양지마을은 암사동의 대표 아파트 단지인 ‘롯데캐슬 퍼스트’ ‘프라이어팰리스’ 등과 500m 거리에 있다. 그렇지만 동네 분위기는 완전히 딴판이다. 비닐하우스, 텃밭 등이 가득한 시골로 확 바뀐다. 양지가 바른 곳에 있다고 해서 양지마을로 불린다. 취락구조 개선 사업을 통해 1979년 주택 단지로 탈바꿈했다. 110여 가구가 모여 있는 이 마을의 단독주택 시세(땅값 기준)는 3.3㎡당 16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3㎡당 14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하철 8호선 공사가 진척되면서 호가가 뛰었다. 올해 초 대지 363㎡ 규모의 단독주택이 18억원 안팎에 팔렸다.

지난해 5월 서울시가 지하철 8호선 별내선 1·2공구 공사 발주를 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자 호가가 꾸준히 올랐다. 근처에 지하철역이 생기는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전답 가격도 최고 두 배로 올랐다. 주택과 맞닿아 텃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부 전답은 1년 새 3.3㎡당 4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올랐다. 암사동 1등공인 관계자는 “전답을 매수한 사람들은 자연녹지지역 혹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되길 기대하는 투자자들”이라며 “주택지와 가까울수록 해제가 더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텃밭 천국

점쟁이가 많이 살았다고 해서 한때 점마을로 불렸던 서원마을과 선사유적지에 붙어 있는 선사마을 시세도 양지마을이 오르면서 같이 뛰었다. 선사마을 단독주택은 3.3㎡당 1500만원, 서원마을은 1400만~1500만원을 호가한다. 세 마을 모두 대지 330㎡ 안팎, 건물 면적 99~132㎡ 규모가 다수다. 덩치가 큰 편이어서 최소 14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대부분 주택이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이뤄졌다. 신축한 주택도 간혹 눈에 띄었다. 서원마을, 선사마을에선 각각 2건의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원마을은 올림픽대로와 맞닿아 소음이 들린다는 점 때문에 시세가 낮은 편이다. 주택지가 암사나들목(IC)보다 낮은 곳에 형성돼 있다. 선사마을은 선사초등학교 통학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세 마을의 특징은 텃밭이 많다는 점이다. 강남구 세곡동, 서초구 내곡동 등 강남권 전원마을보다 활용할 수 있는 텃밭이 많았다. 텃밭에선 방울토마토, 상추 등 다양한 농작물이 자라고 있었다.

이들 세 마을은 광나루 한강공원, 암사생태공원 등이 지척이다. 암사동 A공인 관계자는 “거주 만족도가 높아 매물은 2~3건 정도에 그친다”며 “매수 문의는 1~2주에 한두 건씩 꾸준하다”고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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