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붕괴사고, 예고된 인재"
지난 3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4층 상가 건물 붕괴사고(사진)를 계기로 서울시가 노후 건축물 긴급 안전 점검에 나섰다. 서울 시내에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관리처분 인가가 나지 않아 건물 철거를 하지 못하는 309곳이 대상이다.

4일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구역 지정 후 10년이 넘었는데도 관리처분이 내려지지 않은 182곳을 우선 점검할 예정”이라며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곳이 나오면 조합이나 사업 주체와 협의해 필요한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너진 용산 상가는 2006년 4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아직 관리처분 인가가 나지 않았고 건물도 철거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안전 점검과 함께 관련 법과 제도도 들여다보고, 정비구역 내 노후 건물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건설·건축 전문가들은 용산 상가 건물 붕괴를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한 달 전 외벽에서 징후가 나타났고, 입주민들이 이를 용산구청에 알렸음에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영규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는 “공개된 사진을 보면 무너진 상가 건물은 한 달 전 외벽이 배불뚝이처럼 불룩해지는 징후를 보였다”며 “사람도 아프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듯이 이 건물도 이 징후를 보였을 때 정밀진단을 해 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이 건물은 가운데 구멍이 뚫린 시멘트 벽돌을 수직으로 쌓고 그 구멍에 철근을 넣는 방식으로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구조는 바닥이 흔들리면 벽돌이 서로 엇나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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