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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상태 바이오기업에
또 다른 특례 주는 건 부적절
vs
코스닥 상장 문턱 낮춘다면서
바이오기업 제한해선 안돼
마켓인사이트 5월 25일 오전 9시 6분

적자를 내고 있는 바이오기업이 ‘테슬라 요건 상장(적자기업 요건 상장) 제도’를 통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별도의 기술평가를 시행해 심사에 반영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달려 있어 제도가 활성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각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 본부에 “바이오를 포함한 기술기반 업종 기업은 모두 테슬라 요건 상장을 활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적자를 내고 있더라도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 코스닥 IPO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다. 상장 후 3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하면 주관사 측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투자자에게 주는 보호장치도 있다.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바이오기업의 테슬라 요건 상장에 대해 거래소가 “활용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려준 것이다. 적자 바이오기업은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를 통한 특례상장)’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테슬라 요건 상장까지 활용하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거래소는 바이오기업에 테슬라 요건 상장을 허용하는 대신 필요한 경우 거래소 비용으로 기술평가를 시행해 상장 예비심사에 반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평가 조건이 달려 있는 이상 바이오기업의 테슬라 상장은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의 IPO담당 관계자는 “바이오 등 기술 기반 기업이 테슬라 요건 상장을 시도한다 해도 결국 기술평가를 하겠다면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거래소가 국내 바이오기업은 되도록 테슬라 요건 상장이 아니라 기존의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를 하라는 뜻을 내보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다만 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외국 바이오기업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외국 기업의 경우 기술평가를 의무적으로 받고 미국 등 선진국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테슬라 요건 상장을 허용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를 활용할 수 없었던 외국 바이오기업이 기술평가를 받으면 테슬라 요건으로 한국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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