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스쿨 (18) 유치권

임대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Y씨(48). 그는 경매로 땅을 싸게 매수해 상가주택을 직접 신축해 임대사업을 할 계획이다. 6개월 정도 경매공부에 매달린 끝에 신도시 주변에 상가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찾았다. 그런데 유치권이 붙어 있어 3차까지 유찰된 상태였다. 현황조사서 및 감정평가서를 참고해 현장조사를 해보니 토지 위에 짓다 만 건물이었다. 건물 벽체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땅이 경매에 나온 것이었다. 당연히 시공사가 공사대금채권에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었다. Y씨는 토지에 붙어 있는 유치권 때문에 경매 참여를 고민하고 있다.

유치권은 경매 참여를 머뭇거리게 하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 4월 매각된 경매물건을 보면 유치권 비중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전체 매각된 부동산은 4025건이었으며, 이 중 유치권이 신고된 것은 185건(4.59%)에 불과했다(출처 신한옥션SA). 신고된 유치권을 무조건 매수인이 인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오히려 매수인이 탄핵시킬 수 있는 유치권이 더 많다.

유치권은 물건(부동산 등)에 관해 생긴 채권(돈)을 회수할 때까지 그 부동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다. 유치권자는 돈을 받기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부칠 수도 있다(민법 제322조 참조). 그러나 부동산에 관해 생긴 공사대금채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치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이 중단된 경우 미완성 건축물에 기한 유치권은 탄핵될 수도 있다.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 토지 부합물에 불과해서다. 그러므로 공사를 중단할 때까지 발생한 공사대금채권은 토지에 관해 생긴 것이 아닌 것으로 본다. 토지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유치권은 엄격하게 인정되고 있다(대법원 2007마98 참조).
건물신축 공사가 완성됐어도 건물에 하자가 있다면 일방적인 유치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완공된 건물에 하자 및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이 공사잔금 이상인 경우에는 오히려 건물주가 시공사에 하자보수청구권을 주장할 수 있다. 또는 하자보수를 대신해 손해배상채권을 기초로 공사 잔금에 대한 동시이행의 항변을 할 수도 있다. 이때 시공사에는 하자보수를 해주거나 하자보수를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 의무가 생긴다.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사잔금 지급을 위한 유치권을 행사 할 수 없다는 얘기다(대법원 2013다30653 참조).

한편 임차한 건물에 원상 복구해주기로 계약한 경우가 있다. 이때 임차인이 건물에 대해 지출한 비용(필요비, 유익비)은 상환청구권을 포기한 특약으로 간주돼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73다2010 참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건물명도 시 권리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 해도 그 권리금반환청구권은 건물에 관해 생긴 채권이라 할 수 없다. 이때도 임차인이 그 채권을 가지고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93다62119 참조).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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