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年 10만대 완성차 공장 이르면 연내 착공"

'지자체 공장' 급물살 탈까
현대차 '참여 의향서' 제출
市가 지분 절반 이상 보유
차량 위탁생산 등 경영 주도

업계 "실현 가능성 낮아"
국내 생산성 떨어지는데다
광주로 물량 이전 쉽지않아
현대차 노조 "총력 반대투쟁"
광주광역시가 연 1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완성차 공장을 짓겠다고 나섰다. 광주시가 대주주인 신설법인을 설립해 경영과 생산을 총괄하고,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분 투자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광주 자동차공장’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받고 있다.

광주시의 구상이 실현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이미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포화상태인 데다 일감 감소를 우려한 현대차 노조가 반발하고 있어서다.

“1만2000명 고용 창출”

광주시는 “현대차로부터 광주 자동차산업 육성 사업에 지분 투자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사업참여 의향서’를 받았다”며 “이른 시일 내 현대차와 협상을 마무리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1일 발표했다. 현대차는 의향서를 통해 “여러 투자자 중 한 일원으로 사업 타당성과 투자 여부 등 검토를 위한 협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새 완성차 공장은 광주와 전남 함평군 경계에 있는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선다. 이르면 연내 착공해 2021~2022년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공장이 완공되면 연 10만 대 규모의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며 “직·간접 고용 인원은 1만2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새 공장의 직원 연봉을 4000만원 미만으로 묶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고임금·저효율’ 구조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인건비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총 투자금액은 5000억~1조원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가 1대 주주로서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현대차 등 참여 기업의 지분은 20% 미만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외 다른 기업의 참여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광주시는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만 했다.
이 공장은 당분간 현대차가 설계한 차량을 위탁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자동차가 모닝과 레이 등 경차 생산을 동희오토(충남 서산)에 위탁하고 물량을 공급받는 방식과 비슷하다. 향후 현대차 외 다른 완성차업체의 위탁생산 물량도 소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현대차의 빛그린산단 투자 검토가 대한민국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車 생산은 이미 포화”

자동차업계에서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미 한국 자동차산업은 ‘생산 포화’ 상태인데 완성차 공장을 하나 더 지었다가 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 생산량은 2014년 이후 3년 연속 줄었다. 2014년 358만8893대에서 지난해 317만4230대로 감소했다.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데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해외 현지공장 생산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현대차는 1996년 아산공장을 지은 뒤 국내 신설 투자를 한 적이 없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자동차 생산 능력은 900만 대를 넘어섰지만, 실제 생산량은 722만 대(지난해 기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당분간 자동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도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광주 자동차공장에 일부 차량 생산을 맡기려면 기존 국내 공장의 물량을 일부 줄여야 하지만 노조의 반발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전체 노동자 임금 하향 평준화를 추구하는 광주형 일자리 투자에 반대한다”며 “회사가 투자를 강행하면 총력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연봉 4000만원짜리 근로자들이 향후 임금 인상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광주시가 1대 주주로서 자동차 생산 법인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큰 규모의 기업을 경영하거나 자동차산업에 뛰어든 경험이 없는 광주시가 대주주로 나서는 건 위험할 수 있다”며 “대규모 적자를 내거나 파산하면 광주시가 막대한 재정 타격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도병욱/광주=임동률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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