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전원생활 문답(4)

김경래 대표 제공

푸르던 오월이 지나갔지만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덕평리에는 언제나 ‘오월의 푸른 하늘’이 있다.

서울과 일본의 도시를 떠돌던 청년이 어릴 적 기억을 찾아 시골로 돌아왔다. 떠날 때 여리고 어렸던 품은 한없이 커져, 돌아올 때 그 가슴에는 한 아름의 책이 안겨있었다. 읽고 감명 받았거나 누군가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 다시 읽고 싶은 책, 새롭게 읽어 보고 싶은 책들을 챙겨와 책장에 가득 꽂았다.

그 책들을 혼자 보고 읽기에는 너무 아깝고 또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맘도 들었다. 작은 시골 마을의 이웃들과 어울려 살며 자랑도 하고 싶었다. 거대한 도시 서울서 생활하며 경험하고, 이웃나라 일본서 살며 보고 느꼈던 다양한 문화들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골책방 ‘오월의 푸른 하늘’을 열었다.

스물일곱의 책방주인 최린 씨는 서울서 태어났다. 어린시절 아토피가 심해 경기도 이천 시골서 외할아버지 손에 자랐다. 아토피를 고쳤고 어릴 적 시골 정서는 고스란히 가슴에 담아 놓았다.

서울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참여했던 해비타트 운동도 도움이 됐다. ‘해비타트’는 집이 없는 사람들이나 주거환경 안 좋은 사람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설립된 봉사단체인데 세계 100여개 국가에 전파돼 있다. 방학 때면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지어주거나 고쳐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자연스럽게 건축학을 택해 대학에 갔지만 꿈과 현실에서 갈등이 생겼다. 건축학을 전공하면 아프리카 등 오지마을을 찾아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을 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나라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전공을 국제사회학으로 바꿔 일본으로 갔다. 난생 처음 가족과 떨어져 사는 일본 생활은 많이 외롭고 힘들었다. 위안을 준 것이 책이고 서점이었다. 자연스럽게 책방 순례를 했다. 그 때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란 책을 만났다.

일본 오카야마현 북쪽 시골마을의 빵집주인 와타나베 이타루라란 사람이 쓴 책이다. 그는 시골서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효모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시골 마을에 빵집을 열고 필요한 것만큼만 벌어 생활한다. 그 얘기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최린 씨는 자신이 꿈꿨던 일을 너무 멀리서 찾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릴 때 자란 이천 시골 작은 마을서 꿈의 징검다리를 놓고 싶었다. 일본의 시골빵집을 이천의 시골책방에 대입하니 길이 보였다. 이천의 시골마을 덕평에 작은 서점을 연 이유다.

김경래 대표 제공

영동고속도로 덕평IC를 나서면 주변으로 크고 작은 물류공장들이 많다.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큰 도로가 지나는 마을 뒤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한적한 동네가 나온다. 이곳에 정갈한 옛집이 있는데 최린 씨가 운영하는 시골책방 ‘오월의푸른하늘’이다.

원래 외양간이었던 집이다. 최린 씨 어머니가 옛집의 골조를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해 주택으로 사용했다. 곳곳에 예스런 운치가 그대로 남아있다.

아담한 가정집처럼 생긴 집 현관을 열고 들어서면 내부는 책을 꽂아놓은 책장과 책상이 있는 카페 분위기의 서점이다. 북스테이가 가능하도록 한 쪽에는 방과 소파를 두었다.
문을 연 지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소문을 듣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커피는 무료로 제공한다.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대신, 쌀이나 반찬 등 먹을 것을 가져오면 된다. 음료수를 가져오는 사람도 있고 과자를 가져 오는 사람도 있다. 이것을 다시 책방을 찾는 손님들과 나누어 먹는다. 아이들도 많이 찾는데 좋은 간식거리다.

서점이다 보니 책을 판매한다. 책과 함께 하룻밤을 묵어 갈 수도 있다. 이때 책값을 받고 숙박비를 받는다. 이천시 전체를 통틀어 네 개의 서점이 있는데 모두 수험서를 파는 책방이고 이곳이 유일한 인문서점이다. 메말라 가는 시골마을에 불어넣은 새로운 형태의 감성이다. 앞으로는 책 만드는 일을 본격적으로 할 생각이라 출판사 등록도 마쳤다.

스물일곱의 청년 최린 씨가 어릴 적 기억을 좇아와 문을 연 시골의 작은 서점 ‘오월의푸른하늘’에는 그의 가족들이 있어 더 의미가 있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이 집 곳곳에 고스란히 쌓여있고, 서점을 열기까지 함께 집을 고치고 준비하고 서점을 지켜주는 부모님이 있다.

이곳은 가족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골의 작은 서점이고, 한 청년이 시골서 꾸는 새 꿈이며 도전이다.

스물일곱의 청년 책방 주인 최린 씨는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서 꿈에 도전하고 있다. 김경래 대표 제공

전원생활 문답

[문] 시골 빈집을 사 고쳐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시골에 있는 오래 된 빈 집을 사 고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는 고쳐 살만한 집이 없습니다. 시골 빈집 정보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엉터리 정보가 많습니다. 농촌 빈집을 구입해 고쳐 살겠다 생각을 한다면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다는 얘깁니다. 혹시 그런 집을 찾았다 해도 고치는 비용이 새로 짓는 비용보다 더 들 수 있습니다.

[문] 북스테이가 무엇이고 어떻게 허가를 받아 하는 건가요?

[답] 북스테이란 책을 읽을 수 있는 숙박집을 말합니다. 혹은 책을 판매하는 서점과 숙박을 함께 할 수 있는 집입니다. 손님들이 책을 읽고 숙박만 하는 북스테이라면 민박으로 가능합니다. 흔히 펜션이라고 하는 것은 ‘농어촌민박’입니다.

농어촌정비법에 ‘농어촌지역과 준농어촌지역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을 이용해 농어촌소득 증대를 위한 사업’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단 연면적이 230㎡ 미만의 주택이라야 합니다.

책을 판매하려면 소매점(서점)등록을 해야 합니다. 서점 등록을 하려면 주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건축물을 근린생활시설로 계획해 짓든가 기존 주택이라면 용도변경을 해야 합니다.

글=김경래 OK시골 대표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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