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건설단체 '대국민 호소'

낙찰률 10%P 이상 높여달라

건설 관련 17개 단체 소속 건설인 7000여 명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헐값 발주’라고 쓰인 팻말을 든 채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공공 공사비가 너무 낮아 적자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더 나아가 근로자들은 죽음의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 등 17개 건설유관 단체 소속 7000여 명이 정부의 헐값 발주 개선을 촉구하는 대국민호소대회를 31일 국회 앞에서 열었다. 유주현 건단련 회장은 “건설업계 7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며 “800만 건설 가족의 생존이 달린 절박한 외침이라는 것을 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한국 공사비는 ㎡당 163만원으로 영국(459만원)의 35%, 미국(433만원)의 37% 수준이다. 이웃 나라 일본(369만원)과 비교해도 44% 수준에 그친다. 또 지난해 기준 건설업의 재해율은 0.84%로 전산업(0.48%)의 두 배에 육박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비 부족을 최소화하기 위한 돌관작업 등으로 건설현장의 재해율이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 사고가 늘면서 국내 인력은 기피하고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만 늘고 있다는 것이다.
건단련이 이날 대규모 집회에 나선 것도 이 같은 건설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유 회장은 “적격심사제 낙찰률은 지난 17년간 변화가 없으며 그 결과 공공공사는 수주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낙찰률을 지금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단련은 이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도 강하게 비판했다. 인프라 공급 불균형과 노후화를 초래해 결국 국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건단련은 그 근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한국의 국토계수당 도로보급률, 도로 연장, 철도 연장이 최하위권이란 점을 들었다. 설치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시설물은 5년 뒤 2921개, 2028년이면 4211개에 이른다고 우려했다.

유 회장은 “공공공사에 의존하는 중소건설업계는 공사비 부족에 따른 영업 손실로 존폐 위기에 서 있고, 이는 일자리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제값을 주는 풍토를 조성해 공공시설물의 품질과 국민의 생활 안전이 더 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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