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치인·진보 인사 사찰한 '포청천' 공작 관여 혐의
보석으로 풀려난 지 36일 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

야당 정치인과 진보 성향 인사들을 불법 사찰한 의혹이 제기된 이종명(61)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30일 밤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 전 차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그의 구속 필요성을 심리했다.

이 전 차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이 전 차장은 2011∼2012년 권양숙 여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해외를 방문할 때 국정원 직원들을 시켜 미행하고 야권통합 단체를 주도하던 배우 문성근씨 등의 컴퓨터를 해킹해 사찰한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를 받는다.

국정원 직무와 무관하고 실체가 없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풍문을 추적하느라 대북공작 예산 수억원을 유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도 있다.
검찰은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시절인 2011년께 대북공작을 수행하는 방첩국 산하에 '포청천'이라는 팀을 꾸리고 이 같은 공작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사찰을 실무선에서 주도한 혐의로 지난달 말 김모 전 국정원 방첩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불구속 기소했다.

'윗선'으로 지목된 이 전 차장은 이달 8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앞서 이 전 차장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민간인 댓글 외곽조직에 나랏돈 65억여 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18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57일간 수감됐다가 지난달 24일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36일 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이 전 차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에서 31일 새벽 사이 결정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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