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제과·칠성 계열사 중심
SPC·샘표·오뚜기·풀무원 등
北 출신 창업주 둔 식품사도 분주

남북한 간 경제협력 기대가 커지자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과거 북한에 공장 설립까지 추진했던 롯데가 대표적이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29일 북방 태스크포스(TF) 조직을 다음달 초 꾸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TF는 인도적 지원사업을 포함, 향후 그룹 내 대북 사업을 총괄한다. 롯데푸드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식품과 음료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대표이사급의 임원이 TF를 이끌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1995년에도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에 초코파이와 생수 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북한 조선봉화총회사와 합작 방식으로 평양시 낙랑구역에 23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까지 세웠다. 정부 승인까지 받은 이 계획은 그러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된 탓에 성사되지 못했다.

롯데는 그 뒤로도 대북 사업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2008년 6월부터 2014년 말까지 개성공단에 초코파이를 납품했다. 롯데가 이 기간에 납품한 초코파이는 약 123만 박스, 122억원어치에 달했다.
롯데는 과거 일본에서 사업을 일군 뒤 한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와 비슷한 전략을 북한에서도 펼칠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은 1965년 한국으로 처음 건너와 제과 사업부터 시작했다. 이후 유통, 호텔, 건설, 테마파크, 화학, 금융 등 분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북한 출신 창업주를 둔 SPC·샘표·오뚜기·풀무원 등 식품 기업들 또한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면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한다. 황해도 옹진에서 고(故) 허창성 회장이 문을 연 상미당 빵집을 모태로 하는 SPC그룹이 1순위로 거론된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때 SPC는 경기 고양 킨텍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파리바게뜨’ 부스를 설치했다. 기자들을 상대로 빵과 샌드위치, 음료 등을 무료로 나눠줬다.

함경남도 흥남 출신인 고 박규회 선대 회장이 창업한 샘표도 대북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샘표를 이끌고 있는 박진선 대표는 고 박 선대 회장의 손자다. 박 대표는 2007년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 200상자를 북한 에 보내기도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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