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동해북부선 우선 추진될 듯
한반도 통합철도망 기대도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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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 분위기에 맞춰 남북 경협 핵심인 철도·도로 건설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남북철도 연결이 가능한 노선은 경의선·경원선·금강산선·동해북부선 등 4개 노선이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는 경의선(서울~신의주)과 동해북부선(강릉~나진)이 언급돼 이 두 노선 연결 작업이 우선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문산과 개성을 잇는 문산~개성 고속도로 건설 사업도 재추진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기 파주시 문산·군내와 강원도 고성이 최대 수혜지라고 분석했다.

◆단절 구간 잇고, 철도 개량하고

경의선 개량은 남북경협 1호 사업으로 꼽힌다. 경의선은 2003년 이미 연결됐다. 2007년부터 1년간 총 222회의 화물열차가 운행됐다. 지금은 운행이 중단된 후 9년 6개월간 방치돼 있다. 국토부는 예산을 2000억원을 투입해 노선을 개량하면 경의선 전 구간에 평균 시속 50km로 열차가 다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북부선은 남측의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된 상태다.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담겼지만 공사비가 많이 소요되는 데다 정권 말기 예산 편성이 어려워 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나 동해북부선 복구 사업이 4월 ‘판문전 선언’에 언급되면서 조만간 이 구간의 연결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경원선(서울~원산)은 백마고지역~월정리~평강으로 이어지는 26.5km의 남북 구간이 끊겨 있다. 정부는 2015년 백마고지~월정리까지 군사분계선 이남 노선을 복원하고 기공식까지 가졌지만 2016년 5월 예산 초과로 공사를 중단했다. 경원선은 동두천~연천, 백마고지~월정리, 월정리~평강 구간 개량이 추진되고 있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성명 내용은 경의선은 현대화, 동해북부선은 연결 사업을 추진한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북측과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4개 국제노선 통해 유럽으로 연결

국토부가 지난해 초 마련한 ‘한반도 통합철도망 마스터플랜’도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계획에 따르면 남북철도 연결 사업은 크게 통일 전후로 나뉘어 계획됐다. 사업비 160조원을 들여 경의선 등 북한 내 22개 철도 노선을 신설·개량하는 게 골자다.

서울~평양~신의주를 잇는 시속 350㎞의 고속철이 신설된다. 만포선 등 노후 노선 7곳은 남한 전원·신호체계 등에 맞춰 복원된다. 통일 후 한반도 고속철도망의 골격을 이룰 경의선은 서울 수색역에서 출발하도록 계획됐다. 선로가 자유로와 나란히 달리다 판문점역 등을 통해 북한으로 연결되는 형태의 노선이다.

강원선 등 5개 노선을 최고 시속 250km의 고속화 노선으로 개량하는 사업도 구상됐다. 평양과 국경지대의 라선시를 잇는 평라선도 고속화돼 중국 러시아의 대륙철도와 연결한다. 통일 이후에도 강원·평라선 고속철 등 총사업비 79조원 규모의 철도 신설·고속화 사업이 이어진다.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고 북한 철도 개·보수를 거쳐 북한 철도 현대화 작업까지 거치면 유라시아로 이어지는 물류 동맥이 형성된다.

북한은 지금 중국과 3개 노선, 러시아와 1개 노선이 연결돼 있다. 경의선은 신의주를 통해 유럽까지 이어지는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된다. 동해북부선은 나진~하산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에 닿는다. 남북을 잇는 철도가 여기에 연결되면 한국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중국 횡단철도(TCR)·만주 횡단철도(TMR)·몽골 횡단철도(TMGR) 등 4개의 대륙횡단철도를 통해 유라시아를 넘나들게 된다. 지용태 코레일 남북대륙사업처장은 “북한은 우리와 동일한 궤간인 표준궤로 운영 중이고 중국과 러시아로 가는 국경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며 “남북 간 철도를 연결하면 국제 노선으로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 일대. 한경DB

◆최대 수혜지는 파주

전문가들은 경기 파주시 문산읍·군내면 일대를 최대 수혜지로 꼽는다. 동해북부선 연결 호재를 가진 강원도 고성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경의선 역이 모여있는 데다 문산~개성고속도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어서다.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문산읍과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구역) 주변 군내면 일대엔 매수세가 몰리면서 호가가 한달새 급등했다.

문산읍 T공인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3.3㎡당 15만원이던 땅값이 지금은 25만~30만원을 호가한다”며 “4월 남북회담 이후 시세가 자리를 잡으면서 매수자가 쉽게 진입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산역, 운천역, 임진강역 등 경의선 역 주변은 경의선 개량 등 남북 철도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시세가 더 높은 편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역 주변 땅값은 3.3㎡당 35만원까지 호가한다.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가 2020년 11월 개통을 앞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서울~문산 민자고속도로는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서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 35.2km 구간을 잇는 도로다. 현재 추진 중인 고속도로 중 유일하게 남북접경지역을 지난다. 2015년 11월 착공해 2020년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도로는 향후 문산~개성 고속도로와 이어질 전망이다. 문산~개성 고속도로는 문산읍 내포 나들목(IC)에서 판문점 주변을 지나 개성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따라 추진됐으나 2016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문산~개성 구간을 잇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산과 판문점을 잇는 11.8km 구간 공사를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 건설보조금 500억원을 투입하고 보상비 166억원도 서둘러 집행해 2020년 11월 차질 없이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고성에선 민통선 안쪽땅까지 들썩이고 있다. 현내면 명파리 뉴금강산부동산컨설팅 양정운 대표는 “금강산 관광을 하던 시기에 명호리와 사천리, 제진리 등 민통선 안쪽에 있는 땅이 입지에 따라 최고 3.3㎡당 30만~35만원에 팔렸다”며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휘 거래가 뚝 끊겼다가 최근 들어 다시 문의가 이어지고 호가도 저점 대비 두배 가까이뛰었다”고 전했다.

김종률아카데미의 김종률 대표는 “싸다고 아무 땅이나 사는 건 도박”이라며 “자치단체의 도시기본계획을 잘 살펴 개발이 예정된 토지 위주로 매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철도는 역세권, 고속도로는 IC 주변 땅이 유망하다”며 “민통선 주변의 많은 땅이 개발이 불가능한 땅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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