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스의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병원에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자신의 두 번째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서 증거조사 기일엔 출석하기 어렵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입장이다. 다만 재판부에서 피고인에게 직접 확인할 것이 있어 사전에 출석을 요청하면 법정에 나오겠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구치소에서 직접 불출석 사유서를 적어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현재 건강 상태가 혈당수치부터 굉장히 안 좋다”며 “그날(1회 공판이 열린 23일)도 저녁 8시에 구치소에 들어가서 입맛이 없어 저녁 식사를 못했고 접견을 갔더니 재판이 머릿속에 생각나서 잠도 못 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30~40분마다 한 번씩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있다”며 재판장에게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요청해 부축을 받고 나가기도 했다.
구치소 사정을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뇨와 불면증 등을 앓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매우 좋지 않다. 이 관계자는 “구치소 측에서는 얼른 병원에 입원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자존심이 강한 이 전 대통령이 거부하고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출석과 관련해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재판장은 변호인에게 “출석을 요구했는데도 출석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며 “피고인이 증거조사 기일에 출석할 필요가 있는지는 피고인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매 기일에 출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매 기일 출석해야 한다고 명한다”며 “만일 피고인이 이런 사정에 관한 설명을 듣고도 다시 불출석 사유서를 낸다면 출정 거부로 판단하고 형사소송법 규칙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13분만에 재판을 마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