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제품을 너무 똑같이 베껴서 저희도 헷갈릴 정도예요.”

국내 화장품 브랜드 파파레서피의 ‘봄비 꿀단지 마스크팩’은 2014년 출시 후 약 4년 동안 무려 5억 장이나 판매됐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자 베트남에선 제조사를 알 수 없는 ‘짝퉁 봄비 마스크팩’이 등장했다. 한글 로고는 물론 제품 디자인까지 똑같이 베꼈다. 직원마저 헷갈릴 정도로 정교했다.

하지만 제조사가 적혀 있지 않고 성분을 알 수 없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 파파레서피를 론칭한 회사 코스토리는 지난해 서둘러 중국 유통업체 티몰과 손잡고 대응책을 마련했다. 제품에 특허기술이 적용된 QR코드 스티커를 붙여 정품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시중에 돌아다니는 짝퉁 제품의 판매를 막을 길은 없었다.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 모방 제품이 판을 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에선 ‘무무소’ ‘일라휘’ ‘삼무’ 등 한국 화장품 편집숍을 사칭한 브랜드들이 1년 동안 각각 27곳, 28곳, 15곳의 매장을 열었다. 한국어로 된 간판을 달고 한복을 입은 직원들이 근무하지만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짝퉁 K뷰티 매장’이다. 제조사도 알 수 없고 겉모양만 한국산 제품을 베꼈다. 심지어 무무소는 베트남뿐 아니라 태국, 필리핀,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진출했다. 무무소는 “우리는 한국에서 왔어요”라는 문구를 대문에 걸고 홈페이지 주소 끝에 ‘kr’을 붙여 진짜 한국산으로 오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주 연재한 K뷰티 기획시리즈를 취재하면서 “앞으로 과제는 무엇이냐”고 묻자 국내 화장품업체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짝퉁 K뷰티 대응책 마련”이라고 답했다. “지금은 단순히 베끼는 수준이지만 점차 품질력을 높여간다면 어느 순간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 차원에서도 ‘짝퉁 K뷰티’ 대책을 세우는 데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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