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직접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브리핑 중
"북미 상대가 무엇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 확인
"김정은, 체제안전 보장 관려 미국 신뢰 걱정"

'북한은 체제 안전보장' vs '미국은 CVID'
문 대통령 '서로가 원하는 것' 조율 가능성 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 위기로 내몰았던 핵심 쟁점이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 그리고 미국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간 이견 탓이라는 점이 문재인 대통령의 27일 청와대 발표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북미 양국 간에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기 때문에 실무 협상도, 본 회담도 잘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문 대통령은 좀 더 구체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피력했다"면서도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할 경우에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대한 신뢰"라고 꼬집었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두고 미국에 연일 날을 세워온 이유가 드러난 대목이다. 비핵화로 무장해제 이후 북한 현 정권의 정치력 및 안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김 위원장이 미국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과 미국간 정상회담이 취소 위기를 맞은 핵심 이유가 '북한 체제안전보장'을 둘러싼 북미 이견임을 문 대통령이 확인한 셈이다. 가장 강력한 대미 협상카드였던 '핵개발'을 포기한 김정은 정권이 향후 경제 개방 시대에도 영속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 불안감이 깔린 대목이다. 현 북한 정권의 체제 유지 및 안정을 김 위원장이 만족할 정도로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비핵화로 갈 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미국이 원하는 조건은 뭘까. 이 역시 문 대통령의 이날 발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대 관계 종식뿐 아니라 북한 경제발전 지원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전제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 구체적으로 CVID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북한을 이행하면 체제 안정 보장뿐 아니라 경제발전까지 덤으로 주겠다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이다. 동시에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수준을 충족할 핵폐기 로드맵에 여전히 동의하지 못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CVID를 거듭 주장하며 선비핵화 후 제재 완화 방침을 못 박은 바 있다. 북미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미국 내 강경파 인사들이 연일 리비아 모델을 거론한 데 대해 북한 역시 미·북 회담 재고를 시사하며 양측 간 신경전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잠정 취소까지 이른 배경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북한과 미국이 원하는 바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 '자신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체제 안전보장 및 CVID를 두고 맞서고 있고, 또 상대방이 원하는 바가 이들 2가지 요구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확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곧 열릴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되는데, 이 의제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마쳐지느냐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열릴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이 지점이다. 본 정상회담에 앞선 양측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즉 CVID 수준에 양측이 얼마만큼 타협점을 찾느냐가 6.12 북미정상회담 정상 개최의 열쇠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북미정상 간 이견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한미정상회담 및 깜짝 2차 남북정상회담을 연이어 열고 직접 소통의 메신저로 역할을 했다고 이날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설명한 것이다. "저는 양국의 이런 의지를 전하고 정상회담에서 직접 소통해서 상대 의지를 확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직접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규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양국이 상대국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실무협상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 뿐 아니라 실무협상도 잘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북한과 미국의 '체제 안전보장-CVID' 2가지 쟁점을 잘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은 북미 양측 정상 및 실무진이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다만 "실제로 (북미가 말하는) 비핵화의 뜻이 같다고 해도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로드맵은 양국간 협의가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며 "그 로드맵에 대해서는 제가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도 이틀 연속 북미정상회담 협상 재개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취소 위기에 몰린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고 AFP와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전날 트위터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지 하루 만에 다시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자국 시민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히고 "우리는 6월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어 "그건(6월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검토는) 변하지 않았고, 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아래는 문재인 대통령-기자단 일문일답 전문.

▶(이하 기자 질문) 4·27정상회담 이후 한달 만에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정상회담 이뤄진 배경과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어제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달라.

"(이하 문 대통령 답변)4·27 판문점 선언 후속이행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 있었다. 그러한 사정을 불식시키고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는 것과 4·27 정상회담 선언 함께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요청해왔고 남북 실무진이 통화로 하는 것 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회담이 이뤄졌다. 그러한 사정 때문에 (정상회담에 관해) 사전에 알리지 못한 것은 양해를 구하고 싶다."

▶ 발표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의지가 6·12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남아있는 변수는 무엇이 있는지 설명해달라.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피력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할 경우에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에 대한 신뢰다. 반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적대관계 종식 뿐 아니라 경제발전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저는 양국의 이런 의지를 전하고 정상회담에서 직접 소통해서 상대 의지를 확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6월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북미간 실무협상이 곧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되는데, 이 의제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마쳐지느냐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열릴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북미 양국이 상대국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실무협상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 뿐 아니라 실무협상도 잘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씀했는데, 그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 어제 회담에서 나왔던 김 위원장의 워딩을 소개해달라. 또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말해왔는데, 그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말한 것이 있나

"폼페이오 장관도 김정은 직접 만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핵화의 뜻이 같더라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은 양국 간에 논의가 필요하고 그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북미 간에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 생각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 여러 차례 비핵화에 대해 설명했다고 하는데, 사실 CVID를 북한이 수용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 북한이 이를 수용하는 건가.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영향을 미쳤는가. (남북정상회담 전에)트럼프 대통령과 소통하거나 그의 의중을 참고할 기회가 있었나. 전화로 3자 대화도 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은 왜 안되고 있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거듭 말씀드려왔다. 북미 간의 회담을 하려면 그 점에 대한 상대의 의지를 확인한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실무회담까지 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것 아니냐고 말하고 싶다. 이와 관련한 확인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실무협상에서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은 한편으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고 어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남북정상회담 내용은 어제 미국 측에 전달했다."

"핫라인 통화라는 것이 즉각 전화를 받을 수 있는 통신 회선이 구축돼야 한다. 최근 남북 간에는 개설됐다. 북미 간에도 앞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마도 남북미 3국 간에 핫라인을 설치할 정도까지 가려면 사전에 정상회담부터 먼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 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통적으로 가지고 계실 의문 한 가지를 말하겠다. 어제 논의한 내용을 바로 발표하지 않고 왜 오늘 발표했느냐에 대한 문제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측의 형편 때문에 (정상회담 내용을) 북한은 오늘 보도할 수 있으니 우리도 오늘 발표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왔다. 따라서 어제 회담 사실만 밝히고 오늘 내용을 밝혔다는 부분은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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