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최저임금위 불참 경고…정부 '속도조절론'도 쟁점 부상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둘러싸고 노사정간 갈등이 격화함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현장 조사 등을 거쳐 다음 달 14일부터 여러 차례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의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은 다음 달 28일이다.

2주 동안 전원회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에 영향을 줄 핵심 변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문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5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의결했고 개정안은 28일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은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 일부를 산입하는 게 골자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발생할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최저임금위는 이에 맞춰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때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5일 "산입범위와 관련한 국회 논의 결과가 2019년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노동계가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의 법안 처리 결과와 최저임금위 참여 문제를 연계시키겠다는 목소리도 노동계에서 흘러나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국회 환노위의 개정안 의결 직후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사형선고가 내려진 만큼, 한국노총 소속 최저임금위원 전원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위원 27명 가운데 노동계를 대변하는 근로자위원은 9명이고 이 중 한국노총 추천 위원은 5명에 달한다.

나머지 4명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천 위원이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원 사퇴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한국노총과의 공조 원칙을 강조하며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위의 3축을 이루는 공익위원,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가운데 근로자위원 전원이 불참한 상태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양대 노총이 최저임금위에 불참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 간 정면충돌 구도로 흐를 수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될 경우 노동자의 실질적인 소득 증진을 위해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현행 최저임금(시간당 7천530원)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 수당이 산입되면 노동자의 소득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천510원으로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계가 이 정도의 대폭 인상을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영계는 이번 개정안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업 부담을 덜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제기한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론'도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속도조절론은 최저임금 인상이 급격하다는 경영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지만, 산입범위를 확대한 상황에서 노동계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한을 한 달 앞둔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최저임금위 불참 가능성을 거론한 노동계를 설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노사정 대화를 통해 시한 내에 내년도 최저임금 합의에 도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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