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서 계열 분리 후 첫 A등급 받은 '현대종합상사'

동남아·중남미 반조립부품 늘려
핵심사업 차량부문 매출 2배로
캄보디아 과일농장 매입 등
농작물·식량사업도 확대

32세때 현대정유 이끌다가
경영 악화로 2002년 물러나
2009년 현대종합상사 맡아 '재기'
현대종합상사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첫 기업신용등급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홀로서기’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다.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신사업’과 ‘신시장 개척’을 키워드로 영토 확장에 나선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사진)의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첫 기업신용등급 평가 ‘A-’

현대종합상사는 NICE신용평가의 등급 평가에서 기업신용등급 ‘A-’, 등급 전망 ‘안정적(stable)’을 받았다고 25일 발표했다. 2016년 3월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받은 첫 기업신용등급 평가다. ‘A-’와 ‘안정적’은 전반적인 채무상환능력이 우수하고 중기적으로 등급 변동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현대종합상사가 A등급을 획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중공업계열 소속이던 2014년 2월 NICE신용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그땐 모그룹 실적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였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뿐만 아니라 현재 중단된 예멘 자원개발 실적도 반영된 성적표였다”며 “이번 A등급은 모그룹의 후광효과 없이 독자적으로 획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 사업부인 차량부문이 높은 신용등급을 이끌어낸 요인이다. 차량부문은 자동차와 상용차량으로 나뉜다. 자동차부문은 해외 시장에 승용차·특장차(특수한 장비를 갖춘 자동차)·군용차용 엔진 및 부품을 공급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주요 파트너다. 상용차량 부문은 현대로템과 협력해 고속전철 전동차, 기관차, 신호통신시스템, 철도전력설비 등을 판매 중이다.

지난 1분기 차량부문 매출은 4867억원으로 전년 동기(2356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익을 늘리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전략이 먹혀들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군 외에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서 반조립부품 판매 비중을 늘렸다”며 “수출 비중도 1년 새 24%에서 42%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신사업 발굴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1분기 매출 1조1905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1조500억원)보다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4% 늘었다. 2011년 1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NICE신용평가는 등급평가서에서 “현대종합상사가 KCC, 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 등 범현대가(家)와 포스코 등 우량 고객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사업 실적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홀로서기가 성공할지 관심이다.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다섯 번째 동생인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의 아들이다. 서울 경복고와 미국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한 뒤 32세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가 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경영 악화의 책임을 지고 2002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09년 현대종합상사 회장을 맡아 재기를 꾀했다. 2016년에는 현대종합상사를 그룹에서 분리하고 완전한 독립에 나섰다.

정 회장은 기존 사업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에 있는 철강 가공 공장은 증설을 통해 연간 가공 능력을 10만t에서 25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조달만 하던 자동차 부품은 합작회사를 설립해 올해부터 직접 생산을 시작한다. 미국과 싱가포르에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변압기 설치사업, 선박 엔진 부품사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지주회사 격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를 통해 신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식량사업이 대표적이다. 캄보디아 농장을 매입하고 망고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캄보디아 최초의 검역 농산물유통센터도 설립했다. 오는 9월부터 세계에 망고를 비롯한 다양한 농작물을 수출한다.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는 망고를 시작으로 망고스틴, 멜론, 두리안, 파파야 등 다른 열대과일 수출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