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신원동 단독주택 가보니…

前 대통령 등 유력인사 발길
1종 전용주거… 2층까지 허용
넓은 마당·녹지공간 등 매력

홍씨마을 3.3㎡ 1700만원대
청계산 입구 텃밭·주말농장도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과 가까워 도심 접근성이 좋은 서울 서초구 신원동 청룡마을. 김형규 기자

지난 24일 찾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의 홍씨마을. 마을 어귀로 들어서자 풀내음이 가득했다. 60여 채 되는 단독주택이 길을 따라 나란히 서 있었다. 마을 끝으로 들어가니 인릉산이 가까이 있다. 이 일대 마을들은 다른 동(洞)의 단독주택 마을과 달리 주택 안에 나무를 최소 두 그루 이상 심어놨다. 네다섯 그루 심어놓고 가꾸는 곳들도 있었다. 주변이 개발되면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많이 사라진 다른 강남권 그린벨트 인근 마을과 달리 전원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을 옆에 내곡지구가 있지만 큰길과 수목으로 차단돼 있어 시골마을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내곡동의 안골·홍씨·능안마을과 신원동의 본마을·청룡마을은 구룡산·인릉산·청계산 사이에 끼어 있는 단독주택촌이다. 몇 안 되는 서울 속 전원마을이다 보니 유력 인사와 자산가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 두 명도 퇴직 후 이곳에 터를 잡거나 이사하는 것을 고려했다.

◆유력 인사 발길 이어져

홍씨마을은 내곡동 일대 마을 중에서도 산 안쪽으로 깊숙이 숨어 있었다. 길을 따라 주택들이 늘어선 형태다. 마을 입구에는 수령 291년을 자랑하는 느티나무 보호수도 자리잡고 있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 편의시설 하나 없이 주택으로만 이뤄져 있다는 게 특징이다. 주택 안에는 잘 가꾼 나무들이 많아 푸른빛이 가득했다. 노후 주택 두 채는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었다.

홍씨마을과 가까이 붙어 있는 능안마을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큰 도로 인근에는 상업용 건물이 두어 채 들어서 있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마당이 넓은 단독주택만 눈에 띄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곳 능안마을에 자택을 지으려고 했다. 지난 1월 강남에서 능안마을로 사무실을 옮긴 신동희 세무사(41)는 “근무하다 산책하기도 좋고 경기 남부 쪽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해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왕복 12차선 도로를 건너면 안골마을이 있다. 이곳의 가장 안쪽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택과 경호동이 있다. 주인 없는 집 앞에는 경비를 위해 경찰만 두 명 배치돼 있었다.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근처 신원동 청룡마을과 본마을은 내곡동 마을들과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마을 인근에 ‘서초 포레스타 5·6·7단지’ 등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노후 주택들 사이로 카페 등 상업 시설이 들어서는 추세였다. 일부 주택은 세련된 신축 건물로 탈바꿈했다. 서초구청에서 조성한 친환경 도시텃밭, 주말농장도 마련돼 있다. 가구당 1구획 또는 1계좌를 분양받을 수 있으며 분양가는 10만원(1년)이다. 청계산로7길을 따라 여의천이 흐르는 데다 산자락도 끼고 있어 녹지가 충분하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3.3㎡당 2000만~3000만원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내곡동 대지 시세는 3.3㎡당 1700만~2400만원에 형성돼 있다. 가장 안쪽에 있는 홍씨마을은 3.3㎡당 1700만~18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능안마을, 안골마을은 이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다. 대지면적 330~380㎡, 건물연면적 132~165㎡가 대부분이다. 대지면적 268㎡ 안팎의 건물도 있으나 매물로 잘 나오진 않는다.

이 일대는 제1종 전용주거지역이다. 건폐율 50%, 용적률 100% 이하로 제한받는다. 대지면적의 절반만 건물을 지을 수 있어 나머지 공간은 자연스럽게 마당 또는 텃밭이 된다. 층수는 2층까지 제한된다. 지하 1층까지 포함하면 총 3개 층의 건물을 올릴 수 있다. 전 대통령들의 낙점으로 유명세를 치른 뒤 매수세가 더 늘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근 텐공인의 김형열 대표는 “전 대통령들을 비롯해 정계 유명인사들이 한 번씩 거쳐갔을 정도로 터가 좋은 곳”이라며 “예전에는 30~40대도 찾았지만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이후 50~60대가 주 수요층이 됐다”고 말했다.

신원동 청룡마을과 본마을 호가는 더 높았다. 3.3㎡당 최고 2900만원을 호가했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까닭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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