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뉴욕 증시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날 뉴스에 나아진 것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올라 우려를 자아내던 채권 금리, 달러, 유가가 일제히 하락한 겁니다.

2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5.05포인트(0.30%) 하락한 24,811.7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정상회담 취소 발표 직후엔 한 때 270포인트 넘게 떨어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회담 취소가 트럼프의 협상 전략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낙폭을 줄인 것입니다. 나스닥은 장중한 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회담 취소는 그동안 계속 치솟아 우려를 자아내던 미 국채 금리와 달러, 국제유가에도 찬물을 부었습니다.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2bp 내린 2.981%에 거래됐습니다. 전날 미 중앙은행(Fed)의 5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영향도 있었지만, 북미 정상회담 무산 소식에 더 하락했습니다.

유가도 하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3달러(1.6%) 하락한 70.71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최근 2주래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완화 가능성 등이 보도된 영향이 컸지만,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불거져 세계 경기 하락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줬습니다. 실제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댈러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북미정상회담 취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미국 경기의 하강 위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도 오후 5시께 이날 0.21% 내린 93.72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최근 한달 이상 강세를 보여오던 달러도 미국 경기 하강 위험에 하락세를 보인 겁니다.

하지만 북미회담 취소가 정말 한반도 위기와 경기 하락 요소로 작용한다면 달러나 유가, 국채 금리가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가 다시 큰 위기를 맞을 수 있겠습니다. 안그래도 최근 유로존 일본 등과 신흥국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되는 모습입니다. 북한이 차분한 반응을 나타내고,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추진됐으면 좋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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