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콜옵션 행사하겠다"…돌출 변수

첫 '대심제' 적용 감리委 회의
아침부터 사실상 '끝장 공방'

회계기준 놓고 해석 엇갈려
양측, 사실관계 입증이 '관건'

"최대한 빠르게 심의" 밝혔지만
3차 심의도 배제할 순 없어
삼성바이오로직스(450,00017,500 -3.74%)의 분식회계 논란의 향방을 사실상 가를 2차 감리위원회가 25일 열린다. 지난 17일 1차 감리위에서는 심의 절차 등이 주로 논의됐지만 이번 2차 감리위에선 분식이라고 주장하는 금융감독원과 이를 부인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대면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미국 합작사인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 의사를 밝히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회계처리의 정당성에 대해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심의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을 둘러싼 적정성과 회계처리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양측이 ‘벼랑 끝 공방’을 벌이는 만큼 예상보다 일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새 변수’

2차 감리위는 25일 오전 8시부터 열린다. 지난 1차 감리위가 오후 2시에 시작해 새벽 3시까지 이어진 것을 감안해 개최 시간을 앞당겼다. 2차 감리위부터는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처럼 제재 대상자와 금감원 검사부서가 동석해 동등하게 진술 기회를 얻는 대심제가 적용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변호인단인 김앤장과 함께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점이 이번 감리위 때 새로운 변수다.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99.9%로 예측한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0.1%의 불확실성도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를 전제로 2015년 회계처리 방식을 바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당시 판단이 옳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다. 반면 금감원은 3년 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무산된 정황을 들어 공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관계 입증이 관건

IFRS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분식회계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변수다. IFRS 기준서 재무제표 연결에 관한 제1110호가 논쟁거리다. 가장 쟁점이 될 만한 조항은 이 중 제1110호의 ‘B(적용지침 부록)23’과 ‘BC(결론도출 근거)124’ 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B23의 3항’에 근거해 2015년 회계처리를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조항에는 ‘콜옵션 보유자가 내가격(지분가치가 행사단가보다 높은 상태) 등의 이유로 효익을 얻게 될 경우 잠재적 의결권은 실질적인 권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돼 있다. 2015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이익이 생기는 상태가 확실하기 때문에 회계처리 변경이 정당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BC124’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불리한 조항이다. ‘BC124’에 따르면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판단할 때 ‘시장 상황(가격 등) 변화’만으로 회계 기준을 오락가락 변경하면 안 된다고 돼 있다.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가치가 올라갔다고 해서 이를 지배력 상실로 보고 회계처리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해석 여지가 다른 두 조항을 어떻게 판단할지, 또 회계처리 근거에 대한 사실을 어떻게 입증하는지가 감리위의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심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감리위에서 3차 심의를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안에 심의가 끝나면 다음달 7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열리면서 제재 절차에 들어간다. 과징금 5억원 이상인 경우 금융위원회 의결을 받아야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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