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독일 북부의 함부르크 시 당국은 23일(현지시간) 일부 중심가 도로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 이상인 노후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오는 31일부터 거리 2곳에서 노후 디젤 차량 운행을 중단할 계획이다. 운행 금지 대상은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차량이다. 유로6은 유럽연합(EU)이 디젤 차량을 상대로 2013년부터 적용한 배기가스 규제 단계다. 함부르크에 등록된 차량 가운데 16만8천 대가 운행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거리 2곳 중 한 곳에서는 트럭에 대해서만 유로6 기준을 적용해 운행을 금지한다. 운행 금지를 위반할 경우 승용차는 25유로, 트럭은 75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월 연방행정법원이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 시 당국을 상대로 대기 질 개선을 위해 노후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환경단체인 독일환경행동(DUH)은 두 도시의 대기 질 개선 대책이 미흡하다면서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행정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 판결 이후 노후 디젤 차량의 운행 금지 조치를 취한 도시는 함부르크가 처음이다.

함부르크 시 당국의 이런 결정에 대해 환경단체인 독일환경자연보전연맹(BUND)는 "괜찮은 신호이지만 의미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전국적으로 운행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전했다. 또한, "이번 운행 금지 조치는 도심 정체의 방향을 바꾸고 유해한 질소산화물을 다른 도로로 이동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의 요구와 달리 앙겔라 메르켈 내각은 노후 디젤 차량의 도심 운행 금지에 대해 부정적이다. 대신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을 개량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근 연방교통인프라부의 위탁 조사 결과, 디젤 차량의 하드웨어 개량 비용은 대당 5천 유로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연방정부가 개량 비용을 부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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