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첫 재판 출석
'수인번호 716 이명박' 첫 재판 출석
62일 만에 모습 드러내

첫 공판 기다리는 MB (사진=연합뉴스)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정식 재판이 23일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의 대신 검은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이 전 대통령은 수인 번호 ‘716번’을 달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장이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직업을 묻자 “무직”이라고 짧게 답했으며 모두진술을 통해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기소 이후 재판 거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대통령은 "재판에 임하면서 수사기록을 검토한 변호인들은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부동의하고 증인들을 재판에 출석시켜 진위를 다퉈야 한다고 했다"라며 "고심 끝에 증거를 다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만류했지만 저의 억울함을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어달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불법자금은 없었고 부정한 돈도 받지 않았다"면서 "이번 재판 절차나 결과가 대한민국 사업의 공정성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공정한 결과가 나와서 평가받기를 바란다.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진술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여당은 "혐의 부인으로 일관하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것 자체는 현대사의 비극이자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라면서 "최고 권력자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이용해 국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하고, 온갖 부정을 저지른 모습에 국민들은 비통한 심정이다"라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110억 원대의 뇌물, 349억 원대의 횡령을 비롯한 16개의 범죄혐의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혐의부인’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국민에 대한 마지막 도리마저 저버린 것이라 유감스럽다"면서 "이 전 대통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싶겠지만, 가려질 하늘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의 16개 혐의 중 특히 뇌물수수에 대하여 특가법상 뇌물죄가 적용되면 최대 무기징역 선고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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