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북미정상회담 취소 및 연기' 시사

사진=연합뉴스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단독 정상회담에 앞서 예정에 없던 ‘깜짝 회견’이 연출됐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6월 12일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의 취소및 연기가능성을 언급, 해외 주요 언론들이 속보를 긴급 타전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애초 배석자도 없는 양 정상의 단독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과 같은 내밀한 논의가 장시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취재진과의 문답이 길어지면서 단독정상회담은 20분 남짓으로 단축됐다.

양 정상은 22일 정오께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이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예정된 모두 발언을 차례로 했다.

먼저 모두발언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중요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 회담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깜짝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지도 않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하면서 외신 등은 앞다퉈 이 발언을 긴급뉴스로 전했다.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나도 최선을 다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돕고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와 백악관 실무진은 두 정상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취재진을 물리고 통역만 둔 채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으로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 등을 집요하게 묻자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답변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집중된 질문에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하지 않을 것”, “6월에 회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등 답변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문답 중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말한 뒤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씀하셔도 좋다”며 담변 기회를 문 대통령에게 넘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하면 역사의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게 있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다소 뉘앙스가 다른 두 정상의 발언에 긴장이 감도는 분위기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은 한국에 아주 운이 좋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장내에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12시 5분에 시작돼 12시 35분까지 진행하기로 돼 있던 단독정상회담은 두 사람의 모두발언에 이은 질의응답만 12시 42분까지 진행됐다.

후에야 비로소 열린 단독회담은 오후 1시 3분께 종료돼 애초 30분간으로 예정됐던 두 정상만의 회담도 21분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별도의 기자회견은 계획하지도 않았던 청와대와 백악관으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양측 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열린 확대정상회담은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남짓을 넘겨 시작될 수 있었다

워싱턴=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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