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절대적인 덕목으로 꼽힌다. 강력한 힘이 소비자의 이동성과 보유 가치를 높일 수 있고 제조사에게는 부가 가치 창출의 이점을 안겨줄 수 있어서다. 자동차 회사들이 차종과 동력원을 불문하고 별도의 고성능 라인업을 구성하는 배경이다.

고급 세단의 역사를 함께하던 메르세데스 역시 AMG를 통해 51년 동안 벤츠의 숨겨진 역동성을 끌어내고 있다. 그 중 S클래스 기반의 AMG는 조금 색다르다. 대형 세단의 품격과 스포츠카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다. S클래스 부분변경과 함께 나타난 AMG S63 4매틱+롱 하이퍼포먼스를 만나봤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휠베이스가 긴 S클래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몇 가지 부품을 재구성해 고성능 세단임을 암시한다. 전면부는 3줄로 이어진 주간주행등의 헤드램프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해 메르세데스 플래그십이라는 사실을 알린다. AMG는 날개를 겹겹이 쌓아 올린 듯한 범퍼 흡기구와 크롬 몰딩, 그릴 속 엠블럼으로 S클래스의 표정을 바꿨다.

측면은 긴 휠베이스 덕분에 날렵하고 안정적인 비례감을 갖췄다. 동시에 AMG S63의 역동성이 잘 드러난다. 20인치 14스포크 알로이 휠은 블랙이며, 브레이크 캘리퍼는 노란색을 띈다. 브레이크 디스크는 타공 처리해 열 배출을 용이하게 했다. 타이어는 앞 255/40, 뒤 285/35로 규격을 달리했다.

후면에서 바라본 S63은 유연하게 내려오는 어깨선이 아름답다. 4개의 사각형 머플러팁으로 AMG 개성을 드러냈으며 그 주변엔 전면부와 비슷한 날개형 크롬 장식을 덧대 일관성을 부여했다. 트렁크 리드에 얇은 스포일러를 덧댈 법도 하지만 기함의 풍모를 잃지 않았다.







실내는 나파 가죽과 고광택 패널, 알루미늄 효과의 버튼을 활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불어 카본 파이버 트림을 대시보드, 도어 트림 등에 입혀 차의 성격을 대변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연결한 듯한 구조는 전통적인 자동차의 실내에서 벗어나 첨단 이미지가 물씬하다. 모두 12.3인치 크기로 넓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해 가시성이 높다. 레이싱 게임의 그래픽을 가져온 듯한 계기판은 속도, 엔진회전수 등의 정보 외에 야간 주행 시 적외선을 활용해 전방을 볼 수 있는 나이트비전도 표시할 수 있다. 모니터는 AV시스템, 내비게이션뿐 아니라 동력계, 구동계, 주행 상황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아래 쪽과 양쪽을 평평하게 다져 움켜 잡기 쉽다. 그 뒤편엔 패들시프터가 자리한다.

기함답게 착좌감은 안락하다. 앞좌석은 고급 소재와 섬세한 마감은 물론 열선 및 통풍, 마사지를 비롯한 편의품목을 갖췄다. 세미 버킷 형태의 다이내믹 컴포트 시트는 선회 시 커브 바깥쪽의 시트 볼스터를 부풀려 몸이 쏠리는 것을 줄여준다. 뒷좌석은 시트 중앙의 AMG 배지를 제외하면 S클래스와 큰 차이가 없다. 아무리 고성능을 지녔더라도 기함의 뒷좌석은 편안함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바로 뒤에 적재공간이 자리하지만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조수석을 앞으로 밀면 발판이 내려온다. 앞좌석 등받이 뒤엔 디스플레이를 설치했고 이를 조작하기 위한 무선 리모컨도 준비했다.












▲성능
동력계는 V8 4.0ℓ 바이터보를 탑재해 최고 612마력, 최대 91.8㎏·m의 토크를 발휘한다. 과급기 위치를 최적화해 열효율을 높이고 파워트레인의 전반적인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근접 부착식 촉매 변환 장치로 배기 시스템을 개선한 점도 특징이다. 실제 동력 성능은 2.3t의 거구를 가볍게 움직일 정도로 넘쳐난다. 최대토크가 2,750~4,500rpm에서 뿜어져 나오는 데다 4WD 시스템인 4매틱 플러스가 모든 바퀴에 구동력을 고루 배분할 수 있어서다. 4매틱 플러스는 기존 4매틱을 높은 동력 성능에 맞춰 개량한 것으로 주행 안정성 확보를 돕는다. 회사가 밝힌 0→100㎞/h 가속 시간은 세단 최단 수준인 3.5초에 불과하다.


물론 효율도 놓치지 않았다. 컴포트 주행 모드에서 사용 가능한 실린더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특정 구간에서 엔진의 실린더 일부를 비활성화시켜 연료 소비를 줄인다. 활성화 실린더는 네 가지(2,3,5,8)를 마련했으며 탑승자는 계기판을 보지 않는 이상 작동 여부를 알아채지 못한다. 표시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7.8㎞다. 동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합한 AMG 스피드시프트 멀티클러치 9단 스포츠 변속기는 킥 다운 시 3단 이하의 변속이 가능할 정도로 반응이 즉각적이다.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그리고 동력계, 섀시 등을 개별 설정할 수 있는 인디비쥬얼을 제공한다. 컴포트 모드는 영락없는 S클래스지만 섀시를 단단하게 조율한 것이 예전과 큰 차이다. 에어매틱 기반의 AMG 전용 서스펜션은 지상고 조절이 가능하며 센터 콘솔의 버튼을 통해 감쇄력을 달리할 수도 있다.

스포츠 모드로 다이얼을 돌리면 터프한 엔진음과 팝콘을 튀기는 듯한 배기음이 가속을 부추겨 어느새 차의 덩치를 잊게 만든다. 변속은 6단이면 충분하다. 하체는 힘이 더욱 실리면서 차를 보다 매섭게 움직일 수 있다. 보다 더 강렬하게 몰아치길 원한다면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하면 된다.

운전 재미를 갖춘 고성능이지만 흐름에 따라 부분자율주행 기능도 추가했다.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주행 속도를 설정하면 레이더와 카메라가 앞 차와 차선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주행한다. 물론 법에 따라 스티어링 휠에 손을 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차례 경고음이 들리다 결국 차를 멈추게 된다.



▲총평
무엇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으려는 의지가 확연한 철학이 돋보인다. 역동성과 고급스러움을 고루 담은 덕분에 운전석에 앉았을 때와 뒷좌석에 앉았을 때 모두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다. 전작보다 더 강조된 역동성은 "기함이 어디까지 변신할 수 있을까?"란 물음에 확고한 답을 제시한 느낌이다. 가격은 2억5,100만원.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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