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언성 높인적 없던 분
가장 강하게 받은 질책이 "어렵지만 잘해봅시다"

기술올림픽 참가자들에게
"창원 촌놈들이제"라며 막걸리 따라주던 회장님

참 좋으신 분
길에서 만나면 달려가 큰절하고 싶었는데…
퇴직 임원 중에는 출신 회사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회사를 그만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영면을 맞이하는 LG그룹 퇴직 임원들의 마음은 한결같았다.

LG 외에도 여러 대기업에 몸담았던 한 퇴직 임원은 “다른 대기업에서는 출신 회사 오너에게 냉소적인 사람들이 많은데 구본무 회장에 대해서는 마음이 한결같아 놀랐다”며 퇴직 임원 단톡방(단체 모바일 채팅방)에서 오간 대화를 기자에게 건넸다.

관련 내용을 가능한 한 원문 그대로 옮긴다.

“7년간 70회 정도 구본무 회장을 만났지만 한 번도 언성을 높이는 걸 본 적이 없다. 가장 강하게 질책받은 것이 ‘어렵지만 잘해 봅시다’였다. 사업부가 쪼개질 때도 ‘섭섭할 수도 있지만 양쪽을 더 잘 키우는 것도 보람이지요’라며 마음을 헤아려줬다. 곤지암에서 행사를 하면 모아둔 술을 아낌없이 나누며 경영자들이 신나게 일하도록 기를 살려줬다. 오늘도 혼자 술을 마시며 추억을 되새겨 본다.”
“와병 중이라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 황망하게 가실 줄 몰랐다. (창원에서 열린) 사내 기술올림픽 행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에게 막걸리를 한 잔씩 따라주며 ‘창원 촌놈들이제?’라고 하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명복을 빈다.”

“구본무 회장의 상실을 온 가슴으로 슬퍼하며, 우리 곁에 머물다 간 따스했던 거인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참 좋으신 분, 길거리에서 만나면 달려가 큰절을 하고 싶은 그런 분이었다. 그 어느 기업과도 비교할 수 없이 훌륭한 LG만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구본무 회장의 철학과 소탈하면서도 고매한 인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구본무 회장의 따뜻한 정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기틀을 닦아 놓은 일등 LG를 (앞으로) 꼭 달성하기를 기원하며 명복을 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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