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화장품 대세가 된 K뷰티
(1) 아시아·미주·유럽·중동까지…뷰티 트렌드 선도

화장품 제조·판매사 1만곳 넘어
화장품 수출 年 44%씩 고성장
지난해 수출만 6조원 육박
킬러콘텐츠 있으면 누구나 가능

남미·중동 등 신흥국 공략 박차
닥터자르트 중동 5개국 진출
미샤, 벨라루스에 첫 한국 매장
토니모리는 멕시코 시장 확대
미국 뉴욕 유니온스퀘어,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백화점,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싱가포르 오차드로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몰. 유동인구가 많은 세계 주요 상권 쇼핑몰마다 한국 화장품 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아프리카를 빼고 K뷰티 없는 나라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K뷰티 1세대 기업뿐만 아니라 메디힐 닥터자르트 투쿨포스쿨 블리블리 파파레서피 등 신생 브랜드가 더 활발하게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수출 바통 이어받는 K뷰티 주자들

K뷰티의 해외 질주는 수출 실적에서 확인된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국내 총 수출증가율은 2012년 이후 3% 안팎이었지만 화장품 수출은 2012년 이후 연평균 44%씩 고속 성장해왔다. 화장품 수출액은 2015년 2조1928억원에서 2016년 4조8486원으로 1년 만에 100% 이상 급증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및 한한령(限韓令)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6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K뷰티 수출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1세대 주자였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미샤,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의 브랜드숍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닥터자르트, 메디힐, 클리오 등 중소기업들이 수출 전선에 합류했고 최근엔 3CE(스타일난다), 에이바이봄, 블리블리 등 신생 브랜드까지 가세했다.

기업 규모가 작아도 ‘킬러 콘텐츠’, 즉 주력 제품만 있으면 수출 길을 열 수 있는 ‘뷰티 춘추전국시대’다. 대표적인 예가 엘앤피(L&P)코스메틱의 메디힐이다. 2009년 회사 설립 이후 지난달까지 시트 마스크팩을 12억 장 넘게 판매했다. 지난달엔 메디힐이 공식 스폰서로 참가한 ‘2018 LPGA 메디힐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뉴질랜드, 호주, 러시아, 폴란드 등 26개국에 진출했지만 북미 시장을 더 확대하기 위한 통 큰 마케팅이었다.

해브앤비의 닥터자르트는 미국 패션전문 미디어 WWD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100대 뷰티기업’에서 2017년과 올해 2년 연속 100위 안에 들었다. 뉴욕에서 고무 마스크팩 ‘더마스크 쉐이킹 러버’ 팝업 이벤트를 여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면서 1년 만에 92위에서 71위로 올라섰다. 닥터자르트는 프랑스 파리에서 인기 상품 ‘시카페어 크림’을 홍보하는 체험형 이벤트를 여는 등 뷰티 본고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5년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백화점에 입점한 투쿨포스쿨은 이달 초 독일 최대 헬스앤뷰티 스토어인 ‘데엠(dm)’에 입점했다.
◆남미 중동 등 신흥국 공략 나서

K뷰티 인기는 중동과 남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중동 5개국 5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최근엔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가 두바이몰에 1호점을 열었다. 토니모리는 올해 3월 멕시코시티 내 화장품 멀티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입술 모양의 립밤, 과일 모양의 화장품 등 독특한 용기로 인기를 끌자 최근 멕시코 세포라 전점으로 매장을 늘렸다. 남미에서 K팝 가수들의 인기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지역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2100여 개, 대만 6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남미 20개, 러시아 15개 매장을 내는 등 신흥국 진출에 속도를 붙였다. 올초 한국 화장품으론 처음으로 벨라루스에 2개 매장을 열고 사업을 시작했다. 라네즈는 최근 호주에 처음 진출했다.

세계 화장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503조원(약 4648억3500만달러·유로모니터 추산)을 넘어섰다. 남성용과 유아용 그리고 고령층을 위한 화장품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앞으로 뷰티산업 규모는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15년 8.2%였지만 2060년엔 17.6%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 흑자 내는 ‘효자’ 산업

세계 시장에서 K뷰티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화장품 제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품질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우며 실력 있는 ‘알짜배기’ 브랜드 탄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 3884개였던 국내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수는 지난해 1만80개를 기록했다. 만성적인 무역 적자였던 화장품산업은 2012년 1005억원의 흑자로 돌아선 뒤 2016년 3조5952억원 등 흑자 폭이 크게 늘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