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창업 후유증
공유 자전거 90% 장악한
오포·모바이크도 안심 못 해

'규제 몸살' 에어비앤비
집값 급등·소음 쓰레기 골치
네덜란드, 도심 진출 금지
덴마크, 年 70일로 영업 제한
세계 곳곳에서 성장통을 앓는 공유경제 모델이 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공유경제 방식의 창업이 급증한 가운데 과당 경쟁이나 조세 회피 등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서다. 공유 자전거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중국에선 얼마 전부터 파산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주요 대도시는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 서비스가 탈세와 소음 및 쓰레기 문제를 불러오자 잇따라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가 2016년 186억달러에서 2022년 402억달러로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만큼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세계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상위 13개 중 12개가 공유경제와 관련된 기업이다.

◆거품 꺼지는 中 공유 자전거

중국에선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자전거 공유 서비스 기업이 잇따라 파산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광저우에 본사를 둔 자전거 공유 서비스 회사인 샤오밍단처는 얼마 전 광저우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199위안(약 3만3800원)의 고객 보증금도 돌려주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톈진 기반의 블루고고도 작년 11월 현금 부족으로 파산했다. 2016년 설립된 블루고고는 지난해 초 4억위안의 투자를 끌어내며 단숨에 업계 3위로 도약할 만큼 승승장구하던 회사여서 업계의 충격이 컸다.

충칭 우쿵바이크도 자전거의 90%를 도난당한 여파로 작년 6월 파산했다. 난징의 딩딩바이크, 베이징의 3V바이크, 톈진의 치치추싱, CC바이크, 판다바이크 등 수십 개 자전거 공유 서비스 업체가 서비스를 중단했다.

공유 자전거 서비스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공유경제 열풍을 타고 지난 2년간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경쟁 격화로 대부분 기업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지원을 받으며 시장을 90% 이상 장악한 오포와 모바이크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1, 2위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강화되는 에어비앤비 규제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박 플랫폼도 이용자가 늘면서 탈세를 조장하고 도시 집값을 올린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소음, 쓰레기 등의 문제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도 빈번하다. 각국 정부는 공유 숙박이라는 업태를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형식은 양성화지만 대부분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BBC에 따르면 덴마크 정부는 에어비앤비를 통한 주택 대여가 탈세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집주인 소득이 자동으로 국세청에 신고되는 ‘디지털 세금 솔루션’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유 숙박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간도 연간 70일로 제한했다. 집주인들은 1년 수입 기준으로 4만크로네(약 685만원)까지만 세금을 내지 않고 영업할 수 있다. 덴마크 정부는 “공유경제가 번성하기를 원하지만 모든 국민이 합당한 세금은 내야 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지난 16일 도심에서 에어비앤비 영업을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인구 85만 명의 도시에 연간 18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자 외지인들의 고성방가와 무질서 등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투숙객에겐 1인당 하루 10유로(약 1만2700원)의 관광세까지 부과했다.

에어비앤비의 최대 시장인 프랑스 파리도 2015년부터 투숙객 1인당 하루 0.83유로(약 1000원)의 관광세를 걷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집주인 임대 수입의 14%를 세금으로 징수하고 있다.

일본은 다음달부터 주택숙박사업법(민박법)을 시행한다. 종전엔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일부 지역에서만 공유 민박이 가능했지만 이 법으로 민박업을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든 지방자치단체에 신청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 다만 영업 일수는 연간 180일로 제한된다.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은 숙소는 사이트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에어비앤비는 독일과 중국 정부 등으로부터 탈세자 추적을 위해 해당 국가 서비스 이용자의 세부 정보를 제출하라는 요구도 받고 있다.

설지연 기자/베이징=강동균 특파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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