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지난 19일과 20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린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8’. / 사진제공=그린플러그드 서울 조직위원회

지난 19일과 20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린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8’. / 사진제공=그린플러그드 서울 조직위원회



칭찬할 만한 라인업이다. 록 애호가들과 인디 음악 팬들은 물론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까지 모두 만족시켰다. 지난 19일과 20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8′(이하 ‘그린 플러그드’) 이야기다.

8년 째 열리고 있는 ‘그린 플러그드’는 올해 처음으로 외국 밴드를 섭외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럭키 테이프스와 네버 영 비치, 영국의 윌 조셉 쿡, 미국의 문차일드와 코인, 중국의 시씨 등이 그 주인공이었다. 특히 20일 공연한 코인의 인기는 대단했다. 마지막 곡 ‘토크 투 머치(Talk Too Much)’에서 팬들은 미리 준비해온 색색의 종이비행기를 무대에 날리며 장관을 연출했다. 밴드의 프런트맨 체이스 로렌스는 스탠딩존 펜스에 올라가 팬들과 손을 맞잡기도 하고 심지어 무대 벽면을 타고 오르기까지 하면서 적극적인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인디 음악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밴드 새소년은 이른 시간부터 팬들을 모았다. 사이키델릭, 블루스, 신스 팝 등이 결합된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은 음악 평론가들과 인디 음악 팬들 사이에서 극찬을 얻으며 팬덤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보컬 황소윤은 “이렇게 큰 무대에 오른 건 처음”이라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음반 ‘여름깃’ 수록곡을 골고루 들려주며 관객들을 불태웠다.

지난 20일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8’에 출연한 밴드 칵스 / 사진제공=칵스 SNS

지난 20일 ‘그린 플러그드 서울 2018’에 출연한 밴드 칵스 / 사진제공=칵스 SNS

칵스는 헤드라이너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자신의 순서가 오기 전 소속사 동료인 밴드 라이프앤타임의 무대를 관람하던 보컬 이현송은 관객들에게 사인과 사진 요청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이번 ‘그린 플러그드’는 칵스가 잠정적인 휴식기를 앞두고 가진 마지막 공연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칵스는 기타리스트 이수륜의 돌발성 마비 증상으로 ‘그린 플러그드’를 제외한 모든 공연 일정을 취소한 상태다. 이현송이 “공연으로 꼭 보답하겠다.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주시길 바란다”고 하자 관객들은 이수륜의 이름을 연호했다.
리허설부터 ‘떼창’이 시작됐다. ‘스펌워즈(spermwarz)’를 시작으로 ‘오버 엔 오버(Over and Over)’ ‘캠프파이어(Campfire!)’ ‘부르튼’ 등 록 페스티벌 단골 곡들이 연달아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거대한 슬램존이 만들어졌다. ‘12:00’가 공연되는 동안에는 어김없이 기차놀이를 벌였다. 페스티벌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도 화면에 비춰졌다.

‘그린 플러그드’ 공연은 오는 7월 동해, 9월 경주로 이어진다. / 사진제공=그린플러그드 서울 조직위원회

‘그린 플러그드’ 공연은 오는 7월 동해, 9월 경주로 이어진다. / 사진제공=그린플러그드 서울 조직위원회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밴드는 씽씽이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인기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에 소개되면서 한국보다 미국에서 먼저 유명세를 탄 팀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이희문이 메인 보컬을 맡고 있고, 소리꾼 추다혜와 어어부 프로젝트의 멤버이기도 한 신승태로 구성돼 있다. 미니멀한 밴드 사운드에 민요 가락을 얹은 음악으로 ‘힙스터’를 자처하는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헤드라이너로 출연한 YB는 ‘국민 밴드’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박하사탕’ ‘잊을게’ ‘난 멋있어’ ‘담배가게 아가씨’ ‘흰수염고래’ ‘나는 나비’ 등 히트곡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객석은 ‘떼창’으로 물들었다. 록이 있는 곳에 슬램이 빠질 수는 없었다. 앞쪽에 자리한 YB 팬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동안 뒤편에 자리를 잡은 록 애호가들은 자기들끼리 몸을 부딪히며 열기를 더했다. 윤도현은 “록이 전 세계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록처럼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노래는 벽에 부딪히기 마련인데 그 벽을 넘는 게 우리의 숙제”라면서 ‘칼’ ‘88만원의 루징 게임’ 등 강렬한 노래를 들려줬다.

이 외에도 이승환·이디오테잎·잠비나이·피아 등 록 뮤지션들과 윤미래·드렁큰타이거·앰비션뮤직과 같은 힙합 가수, 자이언티·수란·세이·서사무엘 등의 알엔비 가수까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났다. ‘그린 플러그드’는 서울에 이어 오는 7월 21일과 22일 동해 망상해수욕장, 9월 15일과 16일 경주 황성공원에서도 열린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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