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6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불안감이 국제 금융시장을 감돌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미국 경기 호조가 악재로 돌변한 셈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충격이 닥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양호한 대외건전성과 완화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달러 강세에…신흥국 통화 가치 '우수수'

1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0.2% 오른 93.48을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이날 3.105%까지 상승하며 달러강세를 이끌었다.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과 신흥국간 금리 차이가 적어지자 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중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27.5%→40%)과 외환시장 개입 단행에도 페소화 가치 급락을 방어하지 못한 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터키,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 가치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환율 불안정과 외환 부족 사태 여파가 여타 신흥국으로 전염될 것이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과정에서 신흥국 통화불안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같은 증권사의 이재선 연구원은 "달러, 금리, 유가의 트리플 강세에 신흥국 증시와 선진국 증시의 수급 디커플링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증시 영향은?

다만 신흥국의 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 수준인데다 중국·캐나다 등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경상수지 흑자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위기가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리라 보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판단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여지는 달러 강세가 추세가 되기는 어렵다"며 "미국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과 달러 강세는 필요충분 조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선 기준금리 인상의 사례에서 볼 때 달러화 강세로 귀결되는 것은 50대 50 확률이라는 분석이다.

신흥국의 외화 부채 구조가 개선된 점도 한 요인이다. 안 연구원은 "신흥국들은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며 달러 유동성을 조달하는데 있어 만기 구조를 장기화 시키고 있다"며 "그만큼 수년째 안전장치를 해두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51억원 가량 팔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단 하루를 제외하곤 연일 매도 공세다.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낮더라도 신흥국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실적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기간 저금리 환경에서 잊혀졌던 각종 부채이슈가 표면화되면서 금리에 민감한 모든 위험자산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전세계에 장기간 축적된 부채위험이 금리상승과 달러강세라는 촉매로 활성화된다면 이는 일시적 위험이 아니라 자산시장 전반과 글로벌 자본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증권 뉴스를 전합니다. anh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