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 이용하고 동료와 술 한잔

직원관리 각별히 신경 '쓴소리'도
계열사 관계자 "사업 안목 있다"

“네. 전무님! 지금 당장 사무실로 가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해 봄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31층. 큰소리로 통화하며 화장실에서 헐레벌떡 뛰어나오는 직원이 있었다. 부친인 구본무 회장에 이어 LG그룹을 이끌 구광모 LG전자 상무였다. 당시 (주)LG 경영전략팀에서 일하던 구 상무는 일반 직원들 이상으로 상사 지시를 충실히 따르는 것으로 유명했다.

트윈타워에 있는 LG 계열사 직원들이 구 상무를 마주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그는 약속이 없는 날이면 지하 1층 사원식당으로 내려가 저녁을 먹고 야근한다. 이동할 때는 사원용 엘리베이터를 탄다.
한 계열사 직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혼자 식사를 마치고 흡연실로 향하는 구 상무 모습을 1주일에 한 번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수개월 동안 지하 1층에서 마주쳐 얼굴이 익숙해질 때쯤 동료가 ‘구 회장님 아들’이라고 귀띔해 누군지 알았을 정도”라고 했다.

부하 직원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쓴소리’할 일이 있으면 다른 직원들이 없는 장소에 당사자를 불러낸다. 동료 직원들과의 술자리에서는 자신의 고민을 가감 없이 꺼내놓고 의견을 나눈다고 한다.

구 상무 행보가 외부에 처음 공개된 것은 올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였다. 사이니지 제품 개발 및 판매를 담당하는 ID사업부장을 맡은 구 상무는 “디스플레이 분야의 앞선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고객들의 필요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LG 직원들은 그가 복잡한 사안들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구 상무가 (주)LG 시너지팀에 있을 때 함께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관계자는 “사업 일선에서 벌어지는 현안에 대해 폭넓게 파악하고 있어 놀랐다”고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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