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성패가 가른 일자리

주요기업 고용·급여 2년前과 비교해보니…

저비용항공사 몸집 커지며 '고용 효자'로 부상
현대重 직원 2만7015→1만5795명…42% 급감

SK하이닉스 1분기 급여 5098만원…28% 증가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100만~200만↑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부터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B급 유머’를 곁들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B2B(기업 대 기업) 거래가 대부분인 반도체 회사가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사업장이 있는 충북 청주 등지에 투자를 이어가면서 대규모 채용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청년 실업률이 높다고 하지만 반도체업계는 연구개발(R&D) 인력을 중심으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젊은 세대에게 ‘가고 싶은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광고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품(DS) 부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국 주요 대학에서 인재들을 ‘입도선매’하며 공격적인 채용을 이어가는 이유다.

반도체 대규모 채용에 웃고

반도체업계의 대규모 채용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1분기(1~3월) 기업별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DS 부문과 SK하이닉스 고용 인원은 반도체 호황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6년 3월 말과 비교해 9308명 늘어났다. 삼성전자 DS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올해 3월 말 고용 인원은 각각 5만794명, 2만4725명이다.

기업의 성패는 임직원들의 임금에도 영향을 줬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1분기 평균 급여는 5098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28%나 증가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가 올 2월 임직원에게 기본급 1000%의 초과이익분배금(PS)을 준 데 이어 기본급 4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추가 지급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반도체업계의 인재 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업계 호황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고, 다시 고용을 유발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제2공장 건립을 위해 3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 위해 청주에 짓고 있는 M15 공장에는 15조원이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10년간 11만4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면서 채용 규모도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국제 여객이 1억936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항공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직원 수는 올 3월 말 기준 총 2449명으로 2006년 출범 당시(273명)의 9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여객 수요가 증가하자 LCC들이 공격적으로 비행기 대수를 늘리면서 채용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항공기 1대에 조종사 10명, 객실 승무원 40~50명 수준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5년 전 13대에 불과하던 비행기를 올해 39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진에어는 같은 기간 11대에서 30대로 늘릴 예정이다.

전통 제조업 희망퇴직에 울고

과거 ‘수출 효자 종목’이었던 조선업계의 직원 수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무역이 위축돼 조선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2007년 5252척에 달했던 선박 발주량은 2008년 36% 줄어든 3381척으로 감소했다. 2009년엔 1258척으로 4분의 1 토막 났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사업으로 눈을 돌렸지만 2014년 하반기부터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급락하면서 2015~2016년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휘청거렸다.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조선업 불황에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30조원가량의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조선3사의 매출은 10년 전보다 42% 줄었다. 영업이익은 4조6963억원에서 2227억원으로 95% 급감했다.

현대중공업 직원은 2016년 3월 말 2만7015명에서 올해 3월 말 1만5795명으로 42% 줄어들었다. 정년퇴직 외에도 2015~2016년 정규직 3500여 명을 희망퇴직시킨 결과다. 올 4월에는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희망퇴직 인원은 500여 명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사정도 좋지 않다. 지난 3월 기준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 쌍용차 등 4개사 직원 수는 2년 전과 비교해 973명 줄어든 12만884명으로 집계됐다. 한국GM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 회사 직원 수는 2015년 말 기준 1만6219명이었지만 지금 남은 인원은 약 1만3000명에 불과하다. 1차 희망퇴직에서 2600여 명, 2차 희망퇴직에서 26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국GM 관계자는 “향후 5년간 정년퇴직 등으로 약 3000명의 직원이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고용 인원이 소폭 늘었지만 이는 사내 하도급업체 인력을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한 결과다. 쌍용차는 무급 휴직자들이 복귀하면서 고용 인원이 소폭 늘었다.

고재연/박상용/박종관 기자 yeo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